광고의 한 캠페인이 무려 50편이나 된다면 혹자는 ‘꿈같은 이야기’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촬영 기간만 해도 역대 최장인 38일간에, 준비기간만 1년여가 걸린 3부작 시리즈. 언뜻 보면 광고보다 TV프로그램이나 단편영화를 떠올릴법한 광고, 대한항공의 새로운 캠페인 ‘로드트립’편이 그것이다. 작년 11월 ‘동부’편 시리즈를 시작으로 공개된 광고는 다양한 소재를 통해 호기심을 자극, 다음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여행하고 싶은 나라 하면 저마다 신비하고 볼거리 많은 나라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미국에 관해선 어쩌면 우리 주변의 무수한 자료들만큼이나 익숙한데다, ‘어학연수’또는 ‘유학’을 위해 떠나는 나라라는 생각마저 든다. 한 나라로 묶기에는 광대하고 다양한 문화를 지닌 미국을 15초 광고 안에 풀어내, ‘동경의 대상이 아닌, 체험하고 싶은 나라’로 소비자 인식을 변화시키는 과제는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잘 알고 있는 나라가 아닌 ‘새로운 매력’을 가진 미국을 보여줘야 하기에 소재 찾기에 쏟은 노력도 만만치 않았다.
이번 미국 편은 기존 캠페인의 세련되고, 독특한 비주얼은 유지하되, 모델이 경험하게 되는 체험여행의 스토리를 더하여,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미국 여행의 재미와 감흥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미국 여행의 로망인 ‘로드트립’형식을 광고에 그대로 적용, 지금까지 알던 미국이 아닌 새로운 미국을 체험하게 하는 한편의 드라마 형식으로 구성이 되었다.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라는 메인카피는 기존 미국여행 경험자에게도 미국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한효주, 하석진, 이완의 여행기는 꾸며진 모습보다는 ‘여헹지를 즐기는’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3.5차원 한효주의 천진난만한 모습, 비니를 눌러쓴 채 음악에 몰입해 있는 하석진의 모습 등은 광고를 시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어버리게 만든다. 총 50편의 광고물 중 TV를 통해 공개되는 16편의 광고는 미공개된 광고물들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유발한다. 더구나 미국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라면 관심은 더더욱 커진다.
CJ미디어 XTM ‘스타앤더시티’는 스타들이 해외명소를 여행하는 방식의 케이블 인기 프로그램이다. 모 연예인이 먹었던 컵케?은 이후로 화제가 되어 여러 제과점에서 ‘컵케익 메뉴’가 생겼을 정도였다. 대한항공 광고는 이러한 트랜드를 놓치지 않고 HSAD와 CJ미디어가 공동으로 진행하여,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제작, 이를 기반으로 대행사가 TV광고와 온라인 UCC동영상을 만드는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보여줬다. 기존 매체인 방송,인쇄, 극장, 옥외 및 오프라인 매체는 물론이고 여행정보사이트인 ‘travel.koreanair.co.’에서 관련 영상들을 제공하는 포괄적 매체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 (좌)CGV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우) 대한항공 여행사이트
소비자에게 있어 광고 같지 않은 광고, 혹은 광고라도 피하고 싶지 않은 광고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 물음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최근 다양한 광고들에서 보이고 있다. UCC, 뮤직비디오, 몰래카메라, 다큐기법 등 전형적인 광고에서 벗어난 여러 방법들이 쓰이는 최근 광고의 흐름들이 이를 잘 보여준다. 대한항공의 ‘로드트립’편은 내용적, 형식적 측면에서 새로움을 주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이완의 ‘서부’여행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글/편집: 광고정보센터 임금희 기자(amgom82@ad.co.kr)
- 자료제공: HS Ad
미국 여행의 새로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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