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광고와 컬러] 종이와 잉크라는 현실
신문광고저널 기사입력 2011.05.12 03:22 조회 5494










글 ㅣ 이지원 (미 올드도미니언대 그래픽 디자인학과 교수)




유달리 과감하고 시의 적절하게 컬러를 입힌 그래픽을 두고 디자이너들은‘ 색을 잘 쓴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아무리 색에 대한 상징적 이해와 직관적 감각이 뛰어나다 해도 디자이너가 지정한 색을 종이에 발현하는 잉크의 성질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실제로 색이 좋은 그래픽을 만들어내기란 불가능하다.


“왜 교정지하고 색이 다르죠?”

1990년대 중반 이후 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 교육을 받은 세대는 컴퓨터로‘ 인쇄 직전까지의’ 모든 작업을 끝마치는 수준 높은 기술의 수혜자다. 그런데 모든 작업을 컴퓨터 화면 상에서 진행하는 그래픽 디자이너는 인쇄물의 크기와 색에 대한 감각을 상실하는 덫에 빠지게 마련이다. 인쇄매체의 그래픽을 디자인 함에 있어서 컴퓨터 화면은 어디까지나 프리뷰(preview)에 불과하다.

고도로 발달한 화면 구현 기술도 근본성질이 완전히 다른 ‘화면’과 ‘지면’을 완벽히 일치시킬 수는 없다. 웬만큼 실무경력이 있는 디자이너는 컴퓨터 화면의 기만과 위장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잘 알고 있다. 색에 대한 문제는 실제 인쇄물이 나오기 전까지는 완전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컴퓨터 화면에서 보는 모든 색은 가산혼합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어도비 포토샵에서 컬러모드를 감산혼합 모드로(CMYK 모드) 설정한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최대한 감산혼합 결과에 근접한 시뮬레이션일 뿐이다.

값비싼 컬러 프린터를 사용해 견본 페이지를 점검한다 해도 실제로 최종인쇄가 이뤄질 곳의 인쇄기를 가져다 쓰지 않는 이상 정확한 색을 보기는 불가능하다. 이런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출력소·인쇄소·디자이너는 ‘교정지’라는 하나의 기준을 만들어 그것에 색을 맞추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인쇄소에서는 교정지를 보고 최대한 비슷하게 색을 맞춤으로써 디자이너가 의도한 색깔에 근접한 인쇄물을 찍어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출판인쇄 작업에 해당되는 얘기다. 교정지는 오프셋 인쇄에 맞춰진 과정이기 때문에 윤전인쇄 방식으로 대량 생산하는 일간지나 주간지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신문광고 디자인, 신문인쇄 상황 고려해야

신문은 우리가 접하는 인쇄물 중 가장 한시적인 성격을 띠며, 일정 기간 중에 가장 많은 양이 생산되는 인쇄물이다. 이러한 신문의 성격은 ‘윤전인쇄’와 ‘신문용지’라는 필연적 조건을 낳았다. 따라서 신문에 실릴 광고를 다루는 디자이너는 반드시 신문인쇄만의 특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고 작업에 임해야 한다. 월간 잡지의 반들반들한 코팅용지에 실리는 광고와 일간 신문에 실리는 광고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디자인돼야 한다. 디자이너가 섬세한 이미지를 멋대로 주무를 수 있는 곳은 컴퓨터 화면 뿐이다. 화면 밖 현실은 종이와 잉크로 이뤄진 아날로그의 세계다. 제 아무리 머리가 좋고 감각이 뛰어나며 화려한 컬러감각을 지녔다 한들 재료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그 디자이너는 좋은 결과를 탄생시킬 수 없다.

신문광고를 만들면서 하얀 종이에 6색 잉크젯 프린터로 출력한 시안을(심지어 출력하지도 않은 PDF 파일을) 광고주에게 시안이라고 보여주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클라이언트 컨펌의 기쁨은 잠시, 광고가 나간 후에 광고주가 시안과 실제가 왜 달라 보이느냐는 항의를 한다면 그땐 뭐라 변명할 것인가. 그렇다고 신문인쇄의 재료와 기술 때문에 당신의 창의력이 가로막힌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모순으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대부분의 경우 기술적 제약은 디자이너에게 강력한 표현 동기로 작용한다. 지금까지 그래픽 디자인의 발전사는 기술의 한계를 주어진 조건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인쇄와 재료의 기술적 제약이 훌륭한 그래픽을 탄생시킨 요인이 된 예는 수도 없이 많다.

디자이너들이여, 제안하건대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무엇보다 먼저 사용하게 될 종이를, 잉크를 보고 만지고 냄새 맡아라. 그것이 당신이 만들어 낼 멋진 그래픽을 눈앞에 펼쳐줄 인쇄컬러 CMYK 픽을 눈앞에 펼쳐줄 현실의 물체다.

 
신문광고저널 ·  종이 ·  잉크 ·  인쇄 ·  디자이너 ·  그래픽 ·  아트 ·  프리뷰 ·  교정지 ·  감산혼합 ·  CMYK ·  RGB ·  신문광고 ·  광고디자인 · 
이 기사에 대한 의견 ( 총 0개 )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광고에 맛을 넣다.(원명진 부장, 레오버넷)
  광고에 맛을 넣다. 원명진 CD (레오버넷 부장)       # 1.우연과 운명사이 “애초부터 광고를 할 생각을 하지는 않았어요.” 자신감일까? 광고가 그의 운명이라는 뜻일까? 어쩌면 광고는 그의 재능이 발휘되었던 하나의 수단이란 뜻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노력에 비해 결과가 나오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런 그의 말이 기분 나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생각지 못
이노션, 강남대로 최대 LED 미디어월 ‘더 몬테 강남’ 론칭
  -디지털 아트 캔버스로 새롭게 태어난 옥외 전광판 - 이노션이 서울시 강남대로에 최대 규격 및 최고 화질의 LED 미디어월 ‘더 몬테 강남’을 새롭게 론칭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규모 LED 미디어월 ‘더 몬테 강남’은 이노션이 자체 운영하는 옥외 미디어 프라퍼티로, 강남역 사거리 몬테소리 빌딩에 설치된 기존의 전광판을 리뉴얼해 재탄생했다. 총 면적은 337.5㎡로
대홍기획 7월 새 소식
 제41회 DCA(대홍 크리에이티브 어워드) 개최 대홍기획이 국내 대표 대학생 공모전인 제41회 ‘대홍 크리에이티브 어워드(이하 DCA)’를 개최한다. 대홍기획은 1984년 제정된 DCA 대학생 공모전을 통해 40여 년간 수많은 수상자와 광고 전문가를 발굴해왔다. 올해 대홍기획은 광고 마케팅의 패러다임 전환 및 급변하는 매체 환경에 맞춰 전통적인 광고 형식에 한정되지 않은 대학생들의 다양한 아이디어
파리올림픽 마케팅의 모든 것
세상에서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 올림픽은 스포츠가 적어도 4년에 한 번 제대로 빛나게 하는 지구촌 축제로 전 세계의 다양한 종목을 한꺼번에 담아낸 유일무이한 플랫폼이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제일기획, 세계 최고 권위 ‘칸 라이언즈’서 금ㆍ은ㆍ동 수상
  제일기획(대표이사 사장 김종현)이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광고제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2024’에서 금상 1개, 은상 1개, 동상 3개 등 총 5개의 본상과 영라이언즈 동상을 수상했다.     제일기획 스페인법인이 삼성전자와 진행한 ‘삼성 임펄스(SAMSUNG IMPULSE)
맛.없.없!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배스킨라빈스 역대급 캠페인
제일기획 김종해 프로 (비즈니스 18팀)   ‘맛.없.없’이란 신조어를 아시는지? 인코딩 차이로 깨진 문자처럼 보이는 이 단어는 사실 우리가 흔히 쓰는 ‘맛이 없을 수가 없다’의 약자다. 닭갈비와 치즈의 조합, 갈비와 냉면의 조합처럼 말 그대로 맛이 없기 힘든 조합에 흔히 붙이기도 한다.   이런 밈을 활용해 올해 6월 배스킨라빈스(이하 배라)에서 그야말로 역대급 ‘맛.없.
[어텐션, 크리에이터] 과학에 재미를 붙이고 싶다면, 과학 채널 추천 4
 제일기획 편집팀   요즘 미디어 콘텐츠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과학이 기본이다. 우주과학을 기본으로 하는 넷플릭스 드라마부터 인공지능 관련 각종 뉴스까지, 첨단 기술이 우리 일상에 한층 더 깊게 들어오며 우리가 알아야 할 과학 상식도 늘어난다. 과학에 재미를 붙이도록 돕는 과학 유튜브 채널을 소개한다.       #SF #천문학 #물리학   &nb
영화 원더랜드처럼, AI와 정서 교감 가능할까?
하민회 (주)이미지21대표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은 그리운 이, 다시 볼 수 있다면 AI로 복원하시겠습니까?” 영화 <원더랜드>는 고인 혹은 그에 준하는 사람을 AI로 복원하는 서비스가 일상화된 세상의 이야기다. 어린 딸에게 엄마의 부재를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서, 사고로 의식불명이 된 연인을 놓고 싶지 않아서 AI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관리하는 두 명의 플래너가 영화 주인공이다. 현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제일기획, 세계 최고 권위 ‘칸 라이언즈’서 금ㆍ은ㆍ동 수상
  제일기획(대표이사 사장 김종현)이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광고제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2024’에서 금상 1개, 은상 1개, 동상 3개 등 총 5개의 본상과 영라이언즈 동상을 수상했다.     제일기획 스페인법인이 삼성전자와 진행한 ‘삼성 임펄스(SAMSUNG IMPULSE)
맛.없.없!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배스킨라빈스 역대급 캠페인
제일기획 김종해 프로 (비즈니스 18팀)   ‘맛.없.없’이란 신조어를 아시는지? 인코딩 차이로 깨진 문자처럼 보이는 이 단어는 사실 우리가 흔히 쓰는 ‘맛이 없을 수가 없다’의 약자다. 닭갈비와 치즈의 조합, 갈비와 냉면의 조합처럼 말 그대로 맛이 없기 힘든 조합에 흔히 붙이기도 한다.   이런 밈을 활용해 올해 6월 배스킨라빈스(이하 배라)에서 그야말로 역대급 ‘맛.없.
[어텐션, 크리에이터] 과학에 재미를 붙이고 싶다면, 과학 채널 추천 4
 제일기획 편집팀   요즘 미디어 콘텐츠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과학이 기본이다. 우주과학을 기본으로 하는 넷플릭스 드라마부터 인공지능 관련 각종 뉴스까지, 첨단 기술이 우리 일상에 한층 더 깊게 들어오며 우리가 알아야 할 과학 상식도 늘어난다. 과학에 재미를 붙이도록 돕는 과학 유튜브 채널을 소개한다.       #SF #천문학 #물리학   &nb
영화 원더랜드처럼, AI와 정서 교감 가능할까?
하민회 (주)이미지21대표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은 그리운 이, 다시 볼 수 있다면 AI로 복원하시겠습니까?” 영화 <원더랜드>는 고인 혹은 그에 준하는 사람을 AI로 복원하는 서비스가 일상화된 세상의 이야기다. 어린 딸에게 엄마의 부재를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서, 사고로 의식불명이 된 연인을 놓고 싶지 않아서 AI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관리하는 두 명의 플래너가 영화 주인공이다. 현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제일기획, 세계 최고 권위 ‘칸 라이언즈’서 금ㆍ은ㆍ동 수상
  제일기획(대표이사 사장 김종현)이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광고제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2024’에서 금상 1개, 은상 1개, 동상 3개 등 총 5개의 본상과 영라이언즈 동상을 수상했다.     제일기획 스페인법인이 삼성전자와 진행한 ‘삼성 임펄스(SAMSUNG IMPULSE)
맛.없.없!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배스킨라빈스 역대급 캠페인
제일기획 김종해 프로 (비즈니스 18팀)   ‘맛.없.없’이란 신조어를 아시는지? 인코딩 차이로 깨진 문자처럼 보이는 이 단어는 사실 우리가 흔히 쓰는 ‘맛이 없을 수가 없다’의 약자다. 닭갈비와 치즈의 조합, 갈비와 냉면의 조합처럼 말 그대로 맛이 없기 힘든 조합에 흔히 붙이기도 한다.   이런 밈을 활용해 올해 6월 배스킨라빈스(이하 배라)에서 그야말로 역대급 ‘맛.없.
[어텐션, 크리에이터] 과학에 재미를 붙이고 싶다면, 과학 채널 추천 4
 제일기획 편집팀   요즘 미디어 콘텐츠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과학이 기본이다. 우주과학을 기본으로 하는 넷플릭스 드라마부터 인공지능 관련 각종 뉴스까지, 첨단 기술이 우리 일상에 한층 더 깊게 들어오며 우리가 알아야 할 과학 상식도 늘어난다. 과학에 재미를 붙이도록 돕는 과학 유튜브 채널을 소개한다.       #SF #천문학 #물리학   &nb
영화 원더랜드처럼, AI와 정서 교감 가능할까?
하민회 (주)이미지21대표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은 그리운 이, 다시 볼 수 있다면 AI로 복원하시겠습니까?” 영화 <원더랜드>는 고인 혹은 그에 준하는 사람을 AI로 복원하는 서비스가 일상화된 세상의 이야기다. 어린 딸에게 엄마의 부재를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서, 사고로 의식불명이 된 연인을 놓고 싶지 않아서 AI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관리하는 두 명의 플래너가 영화 주인공이다.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