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박상태(브랜드마케팅 연구소 선임연구원)
트렌드는 지속 시간과 동조하는 소비자의 범위에 따라 패드(Fad), 마이크로 트렌드, 트렌드, 메가 트렌드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1 소수의 사람이 동조하는 작은 변화인 마이크로 트렌드보다 지속 시간은 짧지만 많은 동조를 이끌어내는 트렌드를 패드, 즉 유행이라고 한다. 상당 기간 지속되고 대다수 사람이 동조하는 변화를 트렌드라고 하며, 10년 이상 지속되면서 전 세계에서 동조하는 트렌드를 메가 트렌드라고 한다.
이렇게 분류했을 때, 웰빙은 분명 트렌드 이상의 위치에 오른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식생활 전반에 걸쳐 웰빙 트렌드가 가져온 변화와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강하다. 대홍 라이프스타일 조사 데이터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의 식생활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확인해보자.
소비자의 인식을 변화시킨 웰빙 식탁
오랫동안 곡물과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유지해온 우리나라 사람은 서구적인 식습관의 도입과 생활 패턴의 변화로 칼로리 섭취는 쉬운 반면 소비는 어려운 칼로리 과잉 상태가 되었다. 이로 인해 고혈압·뇌졸중·당뇨병 등 성인병을 앓는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이 복합적으로 관련되어 일으키는 성인병은 성별과 연령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에 생활 습관병이라고도 한다.
성인병은 올바른 생활 습관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대부분이 식생활에서 웰빙에 관심을 갖고 동조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런 트렌드가 소비자의 식생활에 큰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을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1>을 보면 건강을 위해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삼간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볼 수 있다. 2002년 50.6%이던 긍정 응답률은 2007년에 이르면 59.0%로 8% 이상 높아졌다. 이외에 설탕이나 카페인을 삼간다는 질문도 10%가량 응답 수치가 상승했다. 육식보다 채식을 즐긴다는 응답도 45%에서 53.6%로 높아졌다
간편해진 싱글의 아침 식사 준비
<그림2>는 결혼과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아침 식사를 간단하게 먹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미혼 응답자가 기혼 응답자보다 아침 식사를 간단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누구나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 출시되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아침 식사를 겨냥한 각종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신제품 출시는 물론, 집에서 간단하게 데워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레토르트 식품군, 아침 식사 대용 시리얼, 선식, 음료 제품 등 간편하지만 영양을 고려한 기능성 제품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밥과 국이 차려진 아침을 대신할 간편하고 든든한 식사 대용품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식사와 파티 등 함께 하는 웰빙 증가 추세
식탁의 웰빙 트렌드는 단순히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 수준을 넘어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림3>을 보면 혼자 식사하는 것보다 친구나 이웃을 불러 함께 식사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앞서 언급한 확장된 웰빙의 추세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더욱이 흥미로운 것은 지인과 함께 식사를 즐기는 기혼자와 미혼자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둘의 격차는 2002년 13.5%이던 것이 2007년에는 5.9%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는 젊은 세대에서 포틀럭 파티(Potluck Party) 등 파티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나이나 성별을 불문하고 요리하는 것에 대한 관심과 가치가 높아져서 직접 만든 요리를 지인에게 대접하거나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등 요리를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등의 변화에 의한 결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국민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과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만나 형성된 웰빙 열풍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먼저 읽고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해 신제품을 출시한 기업은 시장 선도자로서의 이미지를 자신의 제품 브랜드에 녹여냈을 뿐 아니라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건강에 좋은 제품만을 만드는 것을 넘어 앞으로는 친환경, 공정 무역, 메세나 활동 등 다양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수반될 때 비로소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