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한민국광고대상 대상수상팀 인터뷰
인쇄부문 대상
모나미 - 다시, 펜의 힘으로
인쇄부문 대상
모나미 - 다시, 펜의 힘으로
광고주 모나미
광고회사 대홍기획
제작사 대홍기획
AI 기술의 발전으로 펜 없이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대. 펜을 쥐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의 의미는 무엇일까? 위 질문에 대한 모나미의 대답이 바로 본 작품 ‘다시, 펜의 힘으로’ 캠페인이다. 인간 창의성의 본질은 관습적 사고에 의문을 던지는 힘이다. 기존에 쌓아온 관습적 데이터를 토대로 산출물을 내놓는 AI와 인간의 차이점은 바로 이 창의성에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인간은, 이런 관습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힘이 있고, 그 창의적 생각을 펜과 종이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 창의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으로 이번 인쇄 캠페인은 충분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대홍기획 이원정 CW, 도유화 AD, 송서율 AD, 장효정 AD, 이재민 CW, 고유진 CW
광고 캠페인의 기획 및 배경 무엇인지?
최근 광고 업계는 물론 산업 전반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역시 AI 입니다. 가장 인간적인 활동으로 여겨졌던 예술, 특히 미술 영역에서 AI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예술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마저 떠오르고 있는 상황인데요. 모나미는 대한민국 대표 문구회사로서, 여전히 펜을 쥐고 그림을 그리는 창작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AI로 불가능한, 인간만이 해낼 수 있는 창작의 영역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인간 창의력을 “관습적 사고에 의문을 던지는 힘”이라고 본다면, 기존의 데이터를 학습해 산출물을 내놓은 AI와 본질적으로 다르죠. 이 차이를 드러내기 위해 저희는 “편견을 그대로 담고 있는 AI의 산출물” 그리고 “그 편견을 넘어선 인간의 창작물”을 직접 비교하여 보여주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캠페인 컨셉 및 크리에이티브 전략은?
인쇄 시안을 구성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이드는 “Show, don’t tell”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CEO”, “장애인”, “공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남자” “불행한 사람” “서양인”을 떠올리게 된다는 점을, AI는 그러한 관습적 사고를 바탕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그리고 인간의 창작은 그러한 편견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깨닫게 하는 것이죠. 여기 “다시, 펜의 힘으로”라는 슬로건 카피를 더해 브랜드와의 연관성을 높였습니다. “펜 vs AI”의 구도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모나미는 “펜”, 그리고 “예술”의 대표격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 역시 캠페인의 주요한 전략입니다.
그림은 어떻게 진행했는지?
레이아웃의 키포인트는?
디지털 화면과 종이 지면의 대비적 배치가 레이아웃의 키포인트였습니다. 다만 AI의 프롬프트와 해당 프롬프트로 산출된 이미지가 먼저 보이도록 좌측과 상단에 배치했습니다. AI의 이미지가 사실 편견을 담고 있었다는 점을 나중에 알아차리도록 시선을 설계한 거죠. 또 AI의 결과물을 찢고 나오는 듯한 종이의 이미지로 인간의
그림이 승리하는 듯한 쾌감을 주었습니다.
그림은 어떻게 진행했는지?
드로잉이 되는 팀원들이 있어 실제 손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시리즈지만 그림체가 살짝씩 다르다는 것이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기존 미드저니가 그려낸 이미지와 상반된 컨셉의 인물을 연필로 러프하게 스케치한 후, 모나미 153볼펜으로 선을 땄습니다. 그 후 손그림을 스캔하여 후보정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원래는 흑색 모나미 펜이므로 흑백 이미지로 완성하려 했으나, 컬러풀한 미드저니 이미지보다 눈에 띄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후작업으로 컬러를 살짝씩 추가했습니다. 여담으로, 팀원들끼리는 디테일이 살아있는 ‘한국인 공주’ 그림을 가장 좋아해요. 서양화과 출신 아트디렉터의 섬세한 장신구 표현이 경이로울 지경
입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매체 운용 전략은?
인쇄 광고의 힘은 무엇인가?
수상 소감 한마디?
‘다시, 펜의 힘으로’라는 카피를 도출하게 된 과정은?
펜에는 힘이 있다는 메시지는 처음에 거의 바로 나왔습니다. 기획안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했기 때문에 메세지도 직관적으로 도출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오래 걸린 것은, 이것을 뒷받침 하기 위해 붙였던 다른 카피들이었습니다. 보다 정확하고 간결하게 생성형 AI의 다양성 문제를 전달하기 위한 고민이 길었습
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영상으로도 표현하기 위해서 AI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계속 녹화해 출력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를 실험하는 과정에서, AI가 갖고 있는 스테레오 타입을 더욱 정확하게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안에 확신이 강해졌습니다.
매체 운용 전략은?
인쇄 매체 자체가 전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인쇄 매체가 메시지가 말하는 본질을 가장 강조할 수 있었던 매체였습니다. TV나 디지털 매체를 통한 영상광고보다도, 인쇄 광고가 아날로그적인 펜의 힘과 맥락이 같았기 때문입니다. 광고는 일단 사내와 문구류를 구입할 수 있는 곳, 특히 롯데몰 내 옥외 매체 등에 집행했고 소비자
가 자연스럽게 주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인쇄 광고의 힘은 무엇인가?
인쇄 광고의 가장 큰 힘은, 보는 사람을 더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 입니다. 초 단위로 지나가는 영상과 달리 인쇄 광고는 단 한 장 앞에 멈춰 서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광고에 비해 인쇄 광고가 더 묵직하고 진중하게 다가갑니다. <다시, 펜의 힘으로> 라는 슬로건도 인쇄 매체이기 때문에 더 설득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수상 소감 한마디?
대한민국 광고 대상이라는 큰 상을 수상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AI기술에 대한 비판이 아닌, 인간 창의성과 다양성의 본질에 더욱 주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아이디어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로서 최근 시대와 변화 속에서 할 수밖에 없어진 고민과 맥이 닿아 있어 의미가 깊은 아이디어였습니다. 앞으로도 광고를 통해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