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한민국광고대상 대상수상팀 인터뷰
Branded Contents & Entertainment 대상
힘쎈여자 강남순 - 힘쎈여자 강남순 마약검사 포스터
힘쎈여자 강남순 - 힘쎈여자 강남순 마약검사 포스터
광고주 JTBC
광고회사 제일기획
제작사 파울러스, 필메디
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여성을 성폭행하기 위해 음료에 ‘마약을 몰래 타는 것’이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하지만 한국은 처벌법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마침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 런칭을 준비하고 있던 JTBC는 강남의 마약 조직을 무너뜨린다는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와 현실에서도 마약과 맞서 싸우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름하여 <힘쎈여자 강남순 마약 검사 포스터>. 드라마 홍보용 포스터를 마약 검사가 가능한 포스터로 만든 것이다. 포스터에서 원 형태의 검사지를 떼어내 의심되는 술이나 음료를 한 방울만 떨어뜨리면 1분 안에 마약이 검출되는, 세상에 없던 포스터다.
(왼쪽부터) 제일기획 김강민 프로, 민지원 프로, 정혜경 팀장
광고 캠페인의 기획 및 배경 무엇인지?
대한민국은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닙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강남 클럽을 중심으로 여성을 성폭행하기 위해 술이나 음료에 ‘마약을 몰래 타는 것’, 소위 ‘물뽕’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됐죠. 하지만 ‘약물로 인한 성폭행’에 대한 처벌법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한국의 현실입니다. 때마침 JTBC는 강남의 마약조직을 무너뜨린다는 내용의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 런칭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만약 우리가 드라마를 넘어 현실에서도 마약과 맞서 싸울 수 있다면 사람들, 특히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캠페인 컨셉 및 크리에이티브 전략은?
우리는 드라마 홍보용 포스터를 마약검사가 가능한 포스터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가지고 다니다가 위험이 감지되는 순간 바로 검사할 수 있도록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멀리서 보면 일반적인 드라마 포스터인데 가까이 다가가면 포스터 안에 원형태의 마약검사지 들어있는거죠. 그걸 떼어서 지갑이나 폰 케이스 안에 가지고 다니다가 의심스러운 음료가 있을 때 한방울만 떨어뜨리면 1분안에 마약이 검출됩니다. 만약 초록색으로 바뀐다면 바로 신고하시면 됩니다.
마약 검사가 가능한 포스터 제작 과정은 어땠나?
드라마 포스터도 마약검사지도 ‘종이’라고 쉽게 생각했는데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둘 다 종이 형태를 가졌을 뿐, 실제 사용되는 종이부터, 잉크, 컬러, 온도까지 제작과정 전체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먼저 종이는 의료용 특수지를 사용했고, 그 위에 일반잉크로 포스터 디자인 인쇄를 했습니다. 의료용 특수지 위에 일반잉크로 인쇄를 하면 선명하게 인쇄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거칠거칠한 질감(Grain)을 넣어 빈티지한 색감을 의도한 것처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검사지가 될 부분에는 그 어떤 잉크도 묻지 않도록 했고(정확한 결과를 위해), 배경색도 검사시약 컬러(아이보리)에 맞춰 디자인했습니다. 그런 다음 그 위에 다시 검사시약 인쇄를 했습니다. 빈 공간에 오차 없이 검사시약이 들어가는 게 관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반 인쇄 과정에는 없지만 마약 검사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열 건조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종이 말림 현상이 심하게 생기기 때문에, 테스트를 계속해야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검사지를 떼어서 가지고 다닐 때 오염되지 않도록 보호필름 작업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복잡한 단계와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했고 의료진단 기업의 수석연구원과 인쇄전문가까지 투입되어 수차례 실패를 거친 뒤에야 완성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포스터 부착 위치를 강남으로 선정한 이유는?
‘강남’은 <힘쎈여자 강남순> 드라마의 배경이기도 하지만 마약 성범죄 관련 사건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이어서, 드라마가 방영되는 8주 동안(2023.10.7-11.23)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포스터를 부착했습니다. 또 범죄의 타겟이 되는 여성들이 쉽게 마약검사지를 떼어갈 수 있도록 그들이 많이 가는 영화관, 카페, 미용실, 성형외과&피부과, 인터넷 카페, 약국,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그리고 서울의 20개 대학에 부착했습니다. 캠페인이 진행되자 ‘마약검사 포스터’에 대한 문의와 요청이 전국에서 쇄도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지방의 학교, 학원, 병원, 관공서, 심지어 경찰청까지 캠페인의 의도와 맞는 곳을 선별해 포스터를 보내줬습니다.
캠페인을 기획하면서 유념한 점은?
‘마약’이라는 것이 워낙 심각한 문제다 보니 너무 위협적이면 ‘대중적 공포’를 조장할 수 있고, 그 반대로 가면 드라마 홍보 수단으로 자극적으로만 다룬다고 보여질 수가 있죠. 그래서 이 두 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면서 관심을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진정성,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려고 했는지를 잊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드라마 홍보, 수상, 포트폴리오도 중요하지만 세상과 여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고자 한 초심을 늘 떠올렸고, 그게 이 캠페인을 성공으로 이끌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수상 소감 한마디?
처음 만나는 여대생이 이런 캠페인을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 제일기획으로 메일을 보내 응원한다, 힘내라고 해줬습니다. 오랜 시간 광고를 했고 소위 히트작이라는 것도 만들어 보았지만 솔직히, 이런 피드백은 처음이었습니다. 감동적인 경험이었고 덕분에 우리 팀 또한 성장했고 크리에이티브라는 것이 얼마나 ‘힘쎈’ 것인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하고자 했던 일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마약 검사 포스터’ 같은 캠페인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질 그 날이 올 때까지, 세상을 위해 크리에이티브의 ‘수퍼 파워’를 제대로 발휘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큰 상으로 우리의 각오를 응원하고 지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