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문동환 프로 (소셜팀)
디지털 캠페인은 제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소비자와의 ‘티키타카’다. ‘인터랙션’이 핵심인 디지털 캠페인에서, 유저들의 화법을 활용해 친구처럼 어울릴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흥행 조건은 없을 것이다. 캠페인 메시지를 다듬어 내놓는 것에 더해 소비자-브랜드 간 소통으로 생성된 내러티브(Narrative)까지 담아낸다면, 소비자들은 기꺼이 캠페인 메시지를 지지하고 브랜드의 팬이 된다.
브랜드 소셜 계정에 찾아가 과거 인기 제품 재출시를 요청하거나, 특정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콜라보를 원하는 등 소비자의 의견이 온라인 여론으로 형성되고, 브랜드가 그에 응답해 크게 바이럴 되는 것이 그런 예이다. 강력한 힘을 가진 내러티브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부름에 응답하는 그 포인트에서 시작한다.
바로 지금! 삼성전자 두두등장
‘삼성 사운드 트랙’ 캠페인도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이미 소셜 상에서 크리에이터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세탁기 종료음 합주’라는 일종의 챌린지가 진행되는 모습을 포착했다. 말 그대로, 세탁기 세탁 종료음을 들으며, 그 음에 맞춰 다양한 악기로 합주를 펼치는 챌린지였다.
삼성전자가 챌린지에 참여한 크리에이터들을 ‘샤라웃(Shout-out, 해당인에 대해 공적으로 언급하거나 소환하는 일을 뜻함)’하여 감사를 표하고, 삼성전자 또한 직접 챌린지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전개하며 소비자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자 했다. 이 초기 아이디어를 점차 디벨롭해 세탁기 종료음 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익숙한 삼성 제품들의 사운드를 신선한 방식으로 만나는 경험을 제공해보자’라는 콘셉트로 확장되어 ‘삼성 사운드 트랙’이라는 캠페인명으로 전개되었다.
듣던 건데요, 처음 듣습니다.
삼성 사운드 트랙의 첫 번째 트랙(Track 1)은 갤럭시의 대표적인 알람음 ‘Homecoming’ 음원을 힙합 프로듀서 ‘그루비룸’이 편곡한 버전이다. 원음 멜로디와 더불어 갤럭시 Z 플립5, 갤럭시 북, 갤럭시 워치, 갤럭시 버즈 등 다양한 디바이스들의 동작 사운드가 음악 곳곳에 어우러져 트렌디한 힙합 감성으로 재탄생했다.
두 번째 트랙(Track 2)은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 종료음인 슈베르트의 가곡 ‘송어(The Trout)’ 멜로디에 맞춰,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를 메인으로 해금, 콘트라베이스, 퍼커션, 피아노 등 세션이 합주하는 콘텐츠이다. 그랑데AI와 더불어 에어드레서, 큐커, 큐브에어 등 다양한 가전들의 사운드가 하모니를 이뤘다.
해금, 반도네온, 그리고 세탁기?
음원 제작 과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음악 자체로도 듣기 좋고, 동시에 삼성전자 제품 사운드가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브랜드의 존재감 또한 드러나야 했다. 제품 사운드를 수집하는 과정부터 섬세하게 접근했다. 단순히 오디오 파일을 사용한 것이 아닌, 실생활에서 듣던 사운드에 최대한 가깝게 음원을 채집했다. 음향팀과 함께 삼성스토어에 방문하여 오랜 시간을 들여 직접 기기들을 작동시키며 사운드를 녹음했다.
Track 2의 경우, 음원 녹음 직전까지 세션 구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색적이면서도 조화로운 조합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는데, 마침 캠페인이 추석 연휴 직전 온에어하는 일정으로 확정되면서 한가위에 어울리는 한국 전통 악기를 세션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여러 전통 악기를 고려한 끝에 최종적으로 해금이 추가되었다. 해금과 반도네온, 그리고 세탁기 사운드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고상지님의 편곡 실력 앞에서 이는 기우였다. 전에 없던 새로운 느낌의 하모니가 탄생했다.
“알람음으로 내주세요. 제발!”
캠페인 온에어 이후, Track 1 음원을 실제 갤럭시 알람음으로 출시해달라는 댓글이 지속적으로 등장했다. 난생처음 광고를 스킵하지 않고 끝까지 보았다거나, 광고에서 보고 음악을 한 번 더 듣기 위해 검색해서 들어왔다는 반응들도 나타났다. 트래픽 소스를 확인해 보니 실제로 검색 유입 비중이 꽤 높았다. 광고주 측에서도 뜨거운 소비자 반응을 체감하여 Track 1 음원을 실제 알람음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비자의 부름에 응답하여 시작된 캠페인이 또 다른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Track 1 음원이 실제 알람음으로 제공되는 시점이 되면 그들은 자신의 요청에 응답한 삼성전자에게 지지를 보내고, 앞장서서 이 이야기를 확산할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한 소비자들은 삼성전자는 티키타카가 잘되는 친구라고 생각할 것이다. 소비자가 팬으로 변화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