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으로 알아보는 이 시대의 ‘팬슈머’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20.07.16 12:00 조회 2169
 
정보를 공유하고 수집해 생산은 물론 투자에까지 나서는 소비 행위의 변화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단순한 소비에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일까? 소유에서 경험으로, 그리고 다시 경험에서 참여로 변화하고 있는 이 시대 팬슈머들의 특성을 짚어 본다.



 
 
과거에는 기획사의 기획을 통해 스타라는 상품이 먼저 만들어지고, 팬들은 차후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스타의 리얼리티를 확인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연습생의 리얼리티를 먼저 확인하고, 팬들이 직접 스타라는 상품을 만들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스타와 끈끈한 연대가 생기고, 스타와 팬의 관계도 비교적 동등해진다.
 
팬덤이 달라졌다. 능동적 소비자인 팬덤의 3세대 문화는 새롭게 등장한 소비자의 특성을 보여 준다. 원하는 상품을 기획해서 생산자에게 요구하고, 영향력을 드러내기 위해 전략을 세워 참여하고 개입한다. 상품을 소비하면서 끊임없이 의견을 내고, 관리하는 그들은 원하는 바를 요구하는 ‘행동주의 소비자’라고 할 수 있다.
 

▲ 폐기되는 플라스틱을 가공해 재생 플라스틱 섬유로 제품을 만드는
친환경 패션 브랜드 로티스는 브랜드 가치에 공감한 팬들이 커뮤니티를 형성,
브랜드와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 Rothy’s
 


 
이렇게 탄생한 새로운 소비자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가치를 소비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쌍방향 소통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이는 소비 이전에 ‘나’라는 정체성이 더 중요한 가치인 MZ세대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주관적 판단이 중요해진 팬 문화는 사회적 의미로 확장된다. 판단과 선택이라는 행위에 ‘취향’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즉 가치 소비가 가능해졌다.
 
나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스타를 나의 애정에서 배제하는 것이 수월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조건적으로 애정하고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이고 주체적인 방식으로 스타와 관련된 이슈를 판단한다. ‘내’가 중요해진 쌍방향 미디어 시대의 수용자이자, 주체성을 가진 팬이 등장한 것이다.
 
나아가 이는 생산자가 팬들의 취향과 가치관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하고 권리를 주장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들은 또한 소비자의 요구를 수용할 줄 알고, 팬을 파트너로서 받아들이는 것이 ‘기업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누리고,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을 즐기고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소비는 경험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 팬들은 구매 자체를 위해, 구매에 대한 열정을 증명하기 위해 구매하지 않는다.
 

▲ 넷플릭스가 제작한 <당신과 자연의 대결(You vs. Wild)> 예고편.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소비자들이 직접 제작 과정에 참여해 몰입도를 높인다.
 

 
핵심은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시장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팬들의 참여가 기업의 생존 모델이 되면서 기업도 팬덤의 정서와 행위, 공동체 조직 방식 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소비자는 더 똑똑해지고 있다. 콘텐츠를 해석하는 자기 주관과 시장 구조를 읽을 수 있는 눈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콘텐츠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요소가 점점 많아지고, 이 기준들을 모두 충족한 콘텐츠일수록 열정적으로 소비할 확률이 높아진다.
 
팬슈머들은 작품 또는 상품의 완성도와 재미에 더해, 나의 가치관 혹은 취향에 맞는 콘텐츠냐 아니냐, 더 나아가 콘텐츠를 만든 사람들까지 고려해 소비한다. 새로운 팬덤 현상은 소비자를 직접 ‘호명’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3세대 팬덤은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표현하면서 그 부름에 가장 적극적인 형태로 응답했다. 그 부름과 취향이 맞닿을 때 강력한 팬덤 현상이 나타난다.
 
▲ MZ세대의 놀이 문화가 된 <우유속에 어쩌구> 해시태그 챌린지는
기업이 소비자의 부름에 귀를 기울인 결과이다. ⓒ 매일유업
 

타인의 취향을 알게 되는 일은 작은 관심에서 비롯된다. 그가 무엇을 느꼈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등등.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알아감의 즐거움이다. 취향을 공유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가치 있는 이유다. 참여하는 소비자의 시대. 소비자는 좋은 이야기이든 나쁜 이야기이든,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이에게 가장 열렬하게 응답하고, 또 기꺼이 그의 팬이 돼 줄 것이다.
 
*신윤희는 대중문화 연구가이다. 새로운 3세대 팬덤을 연구해 저서 『팬덤 3.0』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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