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On] 애플은 과거, 아마존은 미래?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16.08.26 12:00 조회 4234
매년 스타트업 CEO들과 투자자들을 비롯해 혁신 산업계 종사자들에게 필수 참고 자료로 꼽히는 보고서가 돌아왔다. 이 보고서는 KPCB(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의 파트너이자 그루폰, 스포티파이, 트위터, 슬랙, 하우즈 등의 투자에 참여하면서 <포춘>지로부터 ‘가장 똑똑한테크놀로지 인사(人士)’라는 평가를 받은 메리 미커(Mary Meeker)가 IT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물로 관련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코드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보고서의 핵심 키워드는 ①아시아 시장의 성장 ②모바일 광고 ③E커머스 ④동영상 콘텐츠 ⑤인공지능과 음성 인식 기술 등이다.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는 와중에 모바일 침투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필요성이 커진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가 성공할 것이고, E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다른 형태의 경험(UX)을 기대하게 될 것이다.
특히 딥러닝의 발달로 인한 음성 인식 기술이 보편화되는 상황에 대해 메리 미커가 “애플의 시대는 가고, 아마존의 시대가 왔다”고 언급한 것이 눈에 띈다.

아시아의 인터넷 사용자 급증, 경제의 무게중심도 이동
브라질,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에서 인터넷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현재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 수는 30억 명에 달한다. 세계 총인구 71억 명의 42%가 네트워크에 접속돼 있는 셈이다. 중국, 인도 등 인구 밀도가 높은 거대 시장에 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전체 경제의 무게중심도 온라인 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다른 산업의 경기를 반영할 수밖에 없는 광고업도 새로운 온라인 매체에 눈을 돌리고 있다. 2015년 전체 인터넷 광고 시장 규모는 600억 달러 수준으로, 2009년의 200억 달러에 비해 세 배가량 늘어났다. 전년에 비해 페이스북의 광고 수익은 59%, 구글은 18% 증가했다. 이처럼 인터넷 광고 수익이 증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바일 광고 시장이 빠른 속도로 팽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재미있는 콘텐츠형 광고’ 부상
게다가 사람들이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22%)과 PC 광고비(23%)를 비교했을 때 모바일 광고비(12%)는 사용 시간(25%)에 비해 적게 집행되고 있다. 때문에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어떻게 성공적으로 캠페인을 집행할 것인지가 마케터들의 중요과제가 됐다. 화면이 작은 모바일에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방안으로 마케터들은 비디오 콘텐츠를 꼽고 있다. 특히 광고에 지친 소비자가 가장 불편하지 않은 형태, 애드블록을 쓰지 않고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비디오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비디오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성격이 강하고(Entertaining), 소비자들의 감정을 쉽게 유발할 수 있다(Evoking emotion). 이런 강점을 살려 스냅챗은 ‘3V 광고 원칙’을 지향한다. 스토리텔링 능력이 뛰어난 비디오(Video) 광고를 제작할 것, 스마트폰에 맞는 수직적 형태(Vertical)를 띠고 있을 것, 다른 콘텐츠의 간섭이 없는 형태로 보여줄 것(Viewing) 등 세 가지다. 이 원칙에 맞춰 제작된 영화 <분노의 질주 7>의 스냅챗 광고는 1400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스포티파이는 스냅챗 광고 후 30%나 구독률이 증가했다. 이처럼 모바일에 가장 적합한 비디오 광고를 집행하는 스냅챗의 경우, 타 모바일 채널보다 약 2배 정도 효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 코드 컨퍼런스에서 2016년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 메리 미커.
ⓒrecode.net
2. 구글, 페이스북의 온라인 광고 수익률. ⓒ메리 미커 2016 인터넷 트렌드
3. 스냅챗이 스포티파이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스냅챗



텍스트에서 비디오로, 트위터에서 인스타그램으로
비디오가 모바일 환경에서 중요한 메시지 전달 방식으로 인식되는 것은 꼭 광고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현재 모바일 기기를 ‘장악’하고 있는 앱 중 하나는 모바일 메신저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모바일에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앱이 다른 앱들보다 5배 이상 많이 실행되고 있다.

이런 플랫폼에서는 이모지(Emoji), 사진, 짧은 동영상 등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한 콘텐츠가 인기를 끈다. 페이스북은 2015년부터 GIF 키보드를 제공 중이고, 페리스코프는 동영상 전용 SNS로 사용자를 공략하고 있다. 링크드인이나 트위터 같은 텍스트 중심의 SNS보다 인스타그램과 스냅챗 같은 이미지·동영상 중심의 메신저가 인기를 끄는 중이다.
 
 
1.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되는 구매자와의 실시간 대화. ⓒ메리 미커 2016 인터넷 트렌드
2. 음성 인식 정확도의 상승률. ⓒ메리 미커 2016 인터넷 트렌드
3,4. 아마존이 출시한 스피커 ‘에코’. ⓒamazon.com

메신저 플랫폼은 기업의 고객 서비스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페이스북에 등록된 회사 계정은 약 5000만 개, 위챗에 등록된 회사 계정은 약 1000만 개 정도이다. 아시아 시장의 메신저 강자라 할 수 있는 카카오톡과 위챗, 라인은 모두 카카오뱅크, 위뱅크, 데빗카드 등의 금융 서비스 및 카카오페이와 라인페이 등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페이스북 역시 페이먼트 기능을 통해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대금을 지불할 수 있으며, 고객 응대를 위한 B2C 커뮤니케이션도 지원하고 있다. 판매자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물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또한 메신저를 사용해 언제든 어디서든 물품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신뢰를 가지고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모바일 인터페이스의 변화를 이끌어낼 음성 인식
음성 인식은 모바일 커머스에 있어서 또 다른 화두이다. 메신저 서비스와 함께 음성 인식 기술은 ‘언제 어디서나 이용 가능한 커머스’를 제공하며 사용자의 쇼핑 경험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손과 눈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도 소비자는 판매자와 끊임없이 연결(Seamlessly Connected)될 수 있기 때문에, 커머스의 인터페이스(UI)도 이에 맞춰 변화하게 될 것이다.

딥러닝(Deep Learning) 전문가이자 바이두 인공지능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앤드류 응(Andrew Ng)에 의하면 현재 음성 인식 기술은 “95%가 아닌 99%의 정확성”을 향해 빠르게 전진하고 있다. 핸드폰 음성 인식 서비스 사용자 비중은 2013년 30%에 비해 2015년 65%까지 늘어났다. 바이두가 제공하는 음성 인식 서비스에 입력된 음성 데이터의 양은 2014년 4분기 대비 4배로 증가했으며,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 즉 눈과 손이 자유롭지 않을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음성 인식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전체 이용자의 61%를 차지한다.

음성 인식 플랫폼을 장악하려는 아마존
이런 상황에서 음성 인식 플랫폼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제일 주자는 역시 스피커 ‘에코(Echo)’를 출시한 아마존이다. 에코는 2015년 미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팔려나간 스피커 중 하나였다.

현재 음성 인식 기술 알렉사(Alexa)를 보유한 아마존의 목표는 사용자를 둘러싼 환경 전체를 네트워크화하는 것으로, 자동차·가전기구·기타 모바일 디바이스와 호환 가능한 상품들을 직접 제조하거나 협업을 통해 출시하고 있다. 이미 아마존은 2015년 6월 알렉사를 활용한 소프트웨어나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약 1억 달러 규모의 알렉사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언제 어디서든 논스톱으로 쇼핑을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되면 사용자는 아마존의 상품을 아무 불편 없이 구매할 수 있다. “기저귀를 주문해 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기존에 구매했던 기저귀를 재구매하거나, 자체 추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모바일 앱에 비해 평균 3배 정도 물품 구매 속도가 빨라지며, 구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잘한 번거로움이나 마찰이 없어진다. 이렇게 아마존이 사용자의 경험을 최대한 편리하고 간결하게 만들어나감에 따라, ‘아마존의 시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메리 미커의 추측이다.

대세는 모바일, 핵심은 사용자 경험
메리 미커의 2016 인터넷 보고서는 “인터넷이 앞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며, 특히 마케터들에게 의미 있는 키워드로서 모바일과 사용자 경험을 제시한다.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인터넷 산업에도 영향을 끼치는 와중에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것이 돌파구가 될 수 있으며, 특히 모바일 광고 시장이 중요하다는 것이 명백해 보인다. 또한 모바일에서 상품을 판매 및 구매하는 커머스 활동이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금, 브랜드와 사용자의 실시간 소통이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며, 음성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해 사용자의 경험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인지가 브랜드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 역시 에코가 앞으로 아마존의 주력 제품군이 될 것임을 예고한 만큼, 늘 혁신 산업계의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트렌드에 대응해 나가는 마케터들이 이러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애플 ·  아마존 ·  스타트업 ·  CEO ·  메리 미커 ·  Mary Meeker ·  IT트렌드 ·  인터넷 ·  트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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