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감독 & 안민균 감독
왜(Why)를 만족하는 서사와 감각적인 키 컷
좋은 광고를 만드는 두 가지 방법
취재·글 송한돈 | 사진·팡고TV촬영 유희래
취재·글 송한돈 | 사진·팡고TV촬영 유희래
서울밤 픽쳐스(Seoul Bomb Pictures)는 친구 사이인 오월과 안민균 감독이 만나 ‘더 좋은 광고를 만든다’는 목표로 2021년 10월 설립됐다. 대한적십자사 ‘헌혈은 우하하 하절기’ 캠페인, 에이스침대 ‘침대는 왜 과학일까?’ 캠페인, 최근 론칭한 구글플레이 ‘다이아몬드 밸리 2024’ 캠페인,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바나나맛×신유빈’편 캠페인까지 꾸준히 히트작을 내며 포트폴리오를 쌓아왔다. 재밌는 사실은 서울밤 픽쳐스를 이끄는 두 감독의 스타일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점이다. 오월 감독이 인상적이고 감각적인 비주얼을 중요시한다면 안민균 감독은 스스로도 납득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에 더 무게를 둔다. 이런 다름이 더 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Q. 어떻게 광고 감독이 되셨나요?
오월 감독 : 서울예술대학교 광고창작과에 입학해서 ‘난 느껴요, 코카콜라(1988)’를 연출한 감독이자 교수이신 차정호 교수님을 보고 자연스럽게 감독의 꿈을 키웠습니다. 학교 졸업 후엔 광고 프로덕션에서 2011년부터 8년간 조감독을 거쳐 감독으로
입봉했습니다.
안민균 감독 : 오 감독과 달리 처음부터 감독을 생각한 건 아니고 광고는 트렌디하면서 멋있다는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서울예대에 입학한 후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광고업계에도 다양한 롤이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학교에서 우연히 광고 촬영을 했었는데, 그때 현장을 지휘하던 감독을 멋있게 본 거죠. 감독이 되기로 결심한 후 5년 정도 조감독으로 활동하다 대행사를 거쳐 다시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습니다.
Q. ‘서울밤 픽쳐스’라고 이름을 짓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Q. 서울밤 픽쳐스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오월 감독 : 안 감독은 등하교부터 학교 과제까지 늘 함께한 대학 동기입니다. 입봉하고 2년 차 감독이었을 때, 개인적인 사정으로 퇴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시 CJ ENM에서 일하고 있던 안 감독에게 퇴사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안 감독이 잠시 아무 말 없다가 “같이 할래?”라고 제안하더라고요. 그 한마디가 서울밤 픽쳐스의 시작이 됐습니다.
안민균 감독 : 신기하게도 그 당시에 ‘회사를 그만두고 내 프로덕션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마침, 오월 감독에게 그 얘기를 듣자마자 동업을 제안했습니다. 퇴사 후 오 감독과 두 달 만에 일사천리로 서울밤 픽쳐스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Q. ‘서울밤 픽쳐스’라고 이름을 짓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안민균 감독 : 회사명에 큰 의미나 거대한 포부를 담기는 싫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명이 보이는 전부라고 생각해서 두 달 동안 200~300개의 리스트를 뽑아냈습니다. 그런데도 마음에 썩드는 이름은 없더라고요. 그러던 와중에 저희 둘 다 서울 태생인
걸 깨닫고 서울(Seoul)을 기반으로 국문과 영문의 발음은 같지만 의미가 다른 밤(Bomb)을 선택해 두 가지 느낌을 전달하는 ‘서울밤(SeoulBomb) 픽쳐스’라고 짓게 됐습니다.
Q. 함께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요?
안민균 감독 : 처음에 둘이 프로덕션을 차릴 때 주위에서 모두 의아해했습니다. 연출 방식, 성격, 행동까지 모두 정반대거든요. 대학교 때부터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했지만, 사업을 같이한다는 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주위의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설립 후 지금까지 잘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가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다름에서 출발하니 서로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고 이런 태도가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것이죠. 동업자지만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라 남들 생각만큼 잘 싸우지도 않습니다. 다만, 싸울 때가 있다면
위닝할 때? (웃음)
Q. 연출 스타일이 다르다고 하셨는데, 각자 트리트먼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안민균 감독 : 전 항상 ‘왜(Why)?’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저는 궁금한 게 많은 사람이고 그 궁금증을 꼭 해결해야 하거든요. 트리트먼트를 진행할 때도 앵글, 소품, 의상 등 모든 결정에 대한 이유가 저 스스로 설득이 돼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어요. ‘이 앵글은 왜 써야 하지?’, ‘이 소품이 왜 필요할까’ 등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끊임없이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틀린 부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저나 오 감독이나 ‘더 좋은 광고를 만든다’는 지향점은 같은데, 저는 서로 합의된 안에서 더 좋은 점을 찾아낸다면 오 감독은 대행사나 클라이언트가 생각하지 못한 새롭고 더 좋은 것을 찾아내려 하는 것 같아요.
오월 감독 : 결국 ‘어떻게 더 멋있고 유니크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대행사나 클라이언트를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요. 이 과정은 어렵고 힘들지만,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제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그 희열감은 광고가 세상
에 나왔을 때만큼이나 짜릿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