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이 만들어 내는 빛의 힘,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건축미가 돋보이는 장소
2024.07.18 09:22 HS Ad, 조회수:257
 
미디어아트로 연결된 길을 따라가면 만나게 되는 작품 ‘발아’가 있는 ‘하늘길’ 공간(좌)과 다른 공간과 차별화된 독특한 천장 구조로 이루어진 ‘상설 전시관’ (우)


장마가 지나고 본격 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올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무더운 더위가 예상된다고 하죠. 작열하는 태양 아래 돌아다니기도 힘들고 사람 많은 공간은 저절로 피하게 되는 계절인데요. 꿉꿉하고 더운 날씨에 지치고 무료함을 느낄 때 높은 층고와 무게감 있는 재료, 군더더기 없는 선으로 만들어낸 규모감으로 마음마저 뻥 뚫릴 만한 공간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오늘은 습하고 더운 날씨에 답답한 마음을 날려줄 만한 건축물이 아름다운 멋진 장소들을 소개합니다.


시간의 흐름 따라 더 멋있어지는 공간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
 
 

알음알음 알려진 인증샷 명소인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은 역사적 배경아래 다양한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풍부한 경험을 만들어 내는 곳이기에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꼭 한번 방문해 보길 추천하는 장소입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의 매력은 대부분의 시설을 지하에 위치하지만 결코 좁거나 답답하지 않게 풀어낸 공간인데요.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의 역사를 기억하고, 순교자들의 신앙을 기념하는 장소인 만큼 전체적인 분위기는 조용하고 차분한 이곳은 콘솔레이션 홀, 하늘 광장, ‘상설 전시관이 각 각의 건축적 특징을 가지고 있어 보는 재미도 있는 곳입니다.



채광과 따뜻한 배색으로 마음의 위로를 주는 공간을 만들어 낸 서소문 성지 역사 박물관



지하 2~3층에 영상이 흐르는 콘솔레이션 홀(Consolation Hall)과 공간의 적재적소에 설치된 작품들


특히 특별한 창이 없이 구조적인 건축으로 자연광의 유입을 재밌게 유도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벽면과 바닥을 따라 만들어내는 그림자의 변화가 인상 깊은 장소인데요. 적벽돌이 주는 클래식한 멋과 함께 내부의 어두운 콘트라스트가 만들어내는 대조감이 마음의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공간입니다.



미디어아트로 연결된 길을 따라가면 만나게 되는 작품 ‘발아’가 있는 ‘하늘길’ 공간(좌)과 다른 공간과 차별화된 독특한 천장 구조로 이루어진 ‘상설 전시관’ (우)

 
내 외부의 자연스러운 연결로 만든 열린 공간 #송은아트스페이스
 
규모는 작지만 도심 속에서 심플하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외관으로 궁금증을 자아내는 곳이 있습니다. 숨어 있는 소나무라는 뜻을 가진 ‘송은’이라는 이름에 따라 국내 젊은 작가들의 안정적인 작업 활동을 지원해 온 비영리재단 송은문화재단의 신사옥인 송은아트스페이스인데요. 2021년 9월에 개관한 이곳은 스위스의 건축 듀오 헤르조그 & 드 뫼롱 (Herzog & De Meuron)이 한국에서 진행한 첫 번째 프로젝트 공간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곳입니다.

건축물의 외피를 독특하면서 디테일 있게 잘 쓰기로 유명한 건축가인 만큼, 송은아트스페이스의 외피도 일반적인 노출 콘크리트가 아니라 소나무 판재를 넣어 나무 무늬를 냈다고 하는데요. 자세히 보면 콘크리트 면을 세심하게 손질하여 만든 흔적과 표면의 특이함이 느껴집니다. 일반적인 콘크리트가 아니다 보니 하루의 시간에 따른 빛이 달라지면 건물이 풍기는 분위기도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답니다.


건축가가 고심한 재료의 질감이 빛에 따라 달라 보이는 송은아트스페이스의 내외부 공간
 

내부 공간 또한 건축의 특징을 잘 반영하여 시원한 개방감과 묵직한 규모감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는데요. 투명도가 높은 유리의 사용으로 어디서든 내외부가 잘 보여 공간이 그대로 이어지는 듯한 열린 느낌을 주는 것도 특징입니다.  전시가 열리는 공간이다 보니, 군더더기 없는 선과 연속적인 흐름을 유도하는 마감재의 사용으로 콘텐츠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이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재미입니다.


설치되는 작품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공간의 분위기. 현재는 스웨덴 비디오 아티스트이자 작곡가 나탈리 뒤버그와 한스 버그 (Nathalie Djurberg&Hans Berg)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곡선과 직선이 교차되고 보는 각도와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공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물에 건물이 반사된 모습과 초록이 잘 어울리는 장소 #이함캠퍼스
 
 
양평의 약 1만여 평의 부지 위에 미술관을 겸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진 ‘이함캠퍼스’는 22년 7월 개관한 장소로, 장소명인 이함(以函)은 그릇을 비워야만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듯이 시대적 변화와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시도들을 끊임없이 담아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건축물들이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이함캠퍼스

 
다양한 문화적 시도를 하고 있는 열린 공간을 표방하면서 전시 공간 외에 카페, 레지던시 등 8개의 독특한 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캠퍼스를 이루는 모든 건축물에 노출 콘크리트 소재를 사용하여 통일감과 함께 복잡한 장식과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 형태와 기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특히 건물과 건물 사이를 수목과 연못으로 연결하여 자연과의 조화도 신경 쓴 장소인데요. 넓은 대지를 연결하는 건물들과 이를 이어주는 초록의 자연이 강한 햇빛을 만나 다채로운 이미지를 유기적으로 만들어내기에 시간을 들여 오래 머물며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채광창들이 곳곳에 위치해 빛에 따라 달라지는 이미지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공간


현재는 1910년부터 시기별 디자이너들의 가구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사물의 시차> 전이 열리고 있어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꼭 한번 다녀오면 좋을 장소입니다.



이함캠퍼스의 소장품을 최초로 선보인 전시로 20세기의 오리지널 디자인 가구 110점을 6개 관에 걸쳐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사물의 시차 전시


 강한 햇빛과 어우러지는 공간의 아름다움
 
높은 층고, 차가운 소재, 투명함으로 연결된 내외부와 강렬한 햇빛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의 조합은 그 자체로도 잊지 못할 인상과 경험을 만들어 냅니다. 이런 시퀀스들을 소재로 한 스토리텔링으로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공간에 들어서면 어떤 목적으로 그곳을 찾았든 공간 그 자체로 깊은 감명을 받게 됩니다. 여러분도 이번 여름 아름다운 건축물이 여름의 빛과 만나 색다른 경험으로 각인시켜 줄 나만의 아지트와 같은 공간들을 찾아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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