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보험, 로또 꽝 됐을 땐 보상해주는 보험, 대머리 아저씨의 머리카락을 지켜주는 보험, 나이 지긋하신 분들에게는 젊어지는 보험…. 이렇게 황당한 보험 이야기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더 좋은 보험, 고객의 이야기에서 찾겠다’는 롯데손해보험의 두 번째 광고 이야기다.
L i s t e n t o c u s t o m e r ' s v o i c e
지금으로부터 7개월 전인 2008년 4월, 유통업의 강자이자 고객과의 수많은 접점을 가진 롯데가 보험업에 진출했다. 먼저 광고를 통해 고객을 가장 잘 아는 기업 ‘롯데’가 보험업을 시작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광고의 주 내용은 메인 모델 박신양 씨를 비롯한 모델들이 고객에게 허리 숙여 공손하게 ‘인사’하는 모습. 인사를 통해 고객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가려는컨셉트의 광고였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롯데손해보험 광고는 이전 광고에 이어기업 철학의 방향성을 다시 한번 알리는 후속 광고로 롯데손해보험은 ‘고객의 입장을 먼저 듣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롯데가 도전하겠다’는 메시지의 방향성은 1차 캠페인과 같지만 이전 광고에서 ‘인사’를 통해 고객에게 따뜻하고 정중하게 다가갔다면, 이번 2차 캠페인은 그에 이어서 고객에게 더 좋은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듣겠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고객의 바람을 잘 듣겠다는 의지 표현은 다소 진부하고 무거워질 수 있는 컨셉트이기에, 광고 제작진은 이를 좀더 독창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내며 고민했다. 그 결과 기존 보험 광고와 차별화되면서도, 코믹함을 놓치지 않은 광고를 선보인 것이다.
광고 속 고객은 말한다. “로또 꽝 되면 보상해주는 보험 없나?” “머리카락 지켜주는 보험은 없나요?” “어우~ 어디 젊어지는 보험 없을까?” 롯데손해보험은 이야기한다. “더 좋은 보험, 고객의 말씀에서 찾겠습니다”라고.
연령에 따라 또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고객이 진정 고민하는 부분이 무엇인가부터 들어봄으로써, 진정 고객의 ‘마음속 1등보험’이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참신한 내용이네요. 그런데 아직 1위는 못했나 봐요. 고객 마음속 1위.ㅋㅋㅋ’
대한민국 광고에 대해 누구나 한마디씩 할 수 있는 광고 전문사이트(www.tvcf.co.kr)에서 롯데손해보험 2차 캠페인을 본누리꾼이 달아놓은 댓글이다. 그렇다. 롯데손해보험은 아직 1등이 아니다. 아니 아직 조금 더 가야 한다. 하지만 이 댓글은 고객 마음속 1등 보험에 도전한다는 우리의 의지를 예쁘게 봐준 것 같다.
대한민국 손해보험업의 시장 상황은 삼성화재에 이어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까지 1강 3중의 시장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출범 당시 롯데손해보험이 인수한 대한화재는 ‘2007년 손해보험협회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업계에서 9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1등과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어떻게 말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고객이 9등인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고 마음을 열어줄까? 1등 하는 친구는 무슨 짓을해도 선생님이 예뻐해주셨지만, 똑같은 짓을 해도 성적이 하위권인 친구들의 말은 잘 안 통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했다. 우리에겐 바로 내 여자친구, 나의 남편, 나의 엄마가 있다. 그들은, 모든 사람들이 최고라고 봐주지는 않지만 누가 뭐래도 나에게는 최고이자 1등인 사람들이다. 롯데손해보험도 고객에게 그런 최고가 되어보자. ‘당신 마음속의 최고가 되겠습니다’ ‘당신에게만은 잘난, 누구보다도 최고인 제가 되어보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신마음에 쏙 들도록 먼저 당신의 이야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더 좋은 보험, 고객의 말씀에서 찾겠습니다’ 우리의 슬로건은 이렇게 완성되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 보험 시장에서, 일반 개인 고객에게 손해보험은 단순히 자동차보험이나 상해보험 정도로 인지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보험업계 내에서는 일상에서 고객을 보호해주는 장기보험 형태의 상품이 부각되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경계를 조금씩 허물고 있다.
이와 같이 단발적인 보험 형태가 아닌,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장기보험이라는 트렌드를 광고에 반영해야 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좀더 큰 이야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큰 이야기는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이야기의 범위는 크지만 재미있는 이야기. 그에 대한 고민이 바로 머리카락 지켜주는 보험, 젊어지는 보험 이야기로 이어졌다. 사람들은 상품으로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하기 힘든 보험 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푸념처럼 툭툭 던진다. 롯데손해보험의 광고 모델인 박신양 씨는 고객의 마음속 이야기, 고객이 진정 가려워하는 부분이 어딘지를 알고자 귀 기울인다. 이러한 광고 내용은 바로 롯데손해보험이 ‘더 좋은 보험, 고객의 말씀에서 찾습니다’라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10월 온에어를 앞두고, 광고는 네 가지 상황과 모델인 박신양씨가 등장하는 컷까지 촬영해야 했기에 촬영 일정이 무척 빡빡했다. 실내 촬영이 가능한 장면을 야간 촬영으로 미룬 탓에 젊어지는 보험 있으면 당장 들겠다는 우리 할머니 배우들은 저녁부터 새벽까지 수영장 찬물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또 대머리 아저씨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실제 이발관 주인아저씨가 출연했다. 주인아저씨는 촬영시간 4~5시간 내내 머리카락을 자르는 이발사 뒤에서 손님의 머리를 감기는 장면을 연기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머리 감기는 것보다 더 힘든 자세로 머리에 샴푸를 바른 채 누워 있는 손님을 연기한 분도 있었다는 것. 비록 머리 감기는 장면이 카메라 앵글에 바로 잡히지 못하고, 겨우 거울에 반사돼 광고를 자세히 봐야만 확인할 수 있지만 촬영 현장에서는 이렇게 작은 부분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었다.
롯데손해보험 광고 모델인 박신양 씨는
고객이 진정 가려워하는 부분이
어딘지를 알고자 귀 기울인다.
이러한 광고 내용은
‘더 좋은 보험,
고객의 말씀에서 찾습니다’라는
롯데손해보험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고객이 진정 가려워하는 부분이
어딘지를 알고자 귀 기울인다.
이러한 광고 내용은
‘더 좋은 보험,
고객의 말씀에서 찾습니다’라는
롯데손해보험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동안 보험 광고는 ‘지금 전화하세요’ ‘걱정 마세요’ 등과 같은 가입 권유나 걱정을 덜어주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광고가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롯데손해보험의 광고는 기업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을 먼저 듣고 고객에게 한발 더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재미있는 소재와 아이디어를 통해 표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록 현실적으로 실현되기는 어렵겠지만 이 광고를 본 소비자들은 ‘내가 진정 원하는 보험은 무엇일까?’ 하고 한번 상상해보지 않았을까?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롯데손해보험이 진정 고객 마음속 1등 보험이 되길 기대해본다.
남일진(기획10팀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