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마주하는 수많은 광고들 가운데, 나중에도 기억에 남는 광고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한 제품에 대한 광고를 한 번에 10편이나 보게 된다면? 언뜻 생각하기에는 짜증이 날 것도 같지만, 한 편 한 편이 오히려 시너지를 일으켜 화제를 불러일으킨 캠페인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엮어 낸 별난 광고, 오리온 ‘오! 감자’ 캠페인이 바로 그것이다.
다시 만난 오리온, 새로운 도전
업계마다 대표선수라고 할 수 있는 기업들이 있다. 오리온은 제과업계에서 인상적인 히트작을 다수 갖고 있는 곳이다. ‘초코파이’ 情, 재미로 먹고 맛으로 먹는 ‘고래밥’, 100% 생감자칩 ‘포카칩’, 튀기지 않은 감자 ‘예감’ 등 오리온의 모든 제품들은 나름대로 분명한 브랜드 콘셉트를 갖고 있다. 이처럼 차별화된 콘셉트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오리온이 제일기획과 다시 손을 잡았다. 그 첫 번째 브랜드는 ‘오! 감자’였다.
“출시된 지 13년을 맞이한 ‘오! 감자’이지만, 다른 제품과 달리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브랜드 콘셉트가 없었습니다. 제품에 기반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정해 주고, 그와 어울리는 광고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있었어요.” (김덕겸 프로)
하지만 ‘오! 감자’가 갖고 있는 특징은 너무나 많았다. 다른 감자 스낵과 차별화 되는 특별한 양념과 숭숭 뚫린 구멍 모양,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식감, 그리고 찍어 먹는 딥 소스까지…. 이렇게 다양한 특징들을 하나로 정의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였다.
“소비자들에게 ‘오! 감자’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자극적’이라는 말로 요약이 되더군요. 장점이자 단점이 되기도 하는 이 특징을 오히려 극대화시켜서 단점마저 장점으로 만드는 커뮤니케이션을 하자고 결론을 내렸지요.” (이수재 프로)
수 많은 감자칩들 사이에서 튀는 감자로 만들다
그렇게 해서 나오게 된 콘셉트가 바로 ‘감자칩이 지루할 때, 별난 감자 오! 감자’였다. 감자칩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 속에서 모양도 맛도 다른 진일보한 감자 스낵임을 알리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는 그 다양한 특징을 어떻게 하나의 광고에 담을 것인가였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멀티 광고였다.
“처음에는 제한된 매체 예산이 10편의 소재로 분산되면 임팩트를 줄 수 있겠냐는 광고주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자생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실제로 광고 집행 후 SNS상에서 유명인들이 ‘오! 감자’ 광고를 언급하면서 자연스럽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파가 됐습니다.”(이민규 프로)
한편으로는 심플한 비주얼과 한 줄의 카피를 배치했고, 같은 멜로디지만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편곡한 배경 음악을 삽입해 멀티 광고이지만 10편을 봐도 한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세심하게 구성했다. 그 결과 ‘오! 감자’는 3대 주요 포털에 인기 검색어로 올랐을 뿐 아니라 광고전문사이트에 10편 모두가 인기 CF로 등극하게 됐다.
재미있는 광고가 단순히 화제에 그치지 않고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진 점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편의점 매출은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올랐을 정도인데 이는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음은 물론 누가 사준 것을 ‘있으니까 먹는 것’이 아니라 ‘직접 선택해서 먹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더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곧 공개될 오리온 2탄 ‘도도한 나쵸’에 거는 클라이언트의 기대도 더 커지고 있다고 한다.
“중국과 러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오리온이 국내 시장의 탄탄한 기반을 통해 좀 더 글로벌한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일러들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성욱 프로)
하나부터 열까지 일사천리의 추진력으로
평범한 감자칩 세상에 별난 감자라는 남다른 감자칩을 선보인 오리온처럼, 캠페인 1팀 역시 광고계에 의미가 될 만한 별난 광고들을 선보일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저는 최근에 캠페인 1팀에 합류했는데요, 우리 팀에 대한 첫 인상은 ‘각개 전투에 강하다’는 거였어요. 연차와 경력에 상관없이 누구든 개개인이 맡은 업무를 일사천리로 수행하는 모습을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인태일 프로)
하나의 목표가 생기면 따로 또 같이 뭉쳐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하나의 사안이 발생하면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저마다의 해결책을 고민하며 시너지를 높여 간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이른바 ‘현장 완결형 조직’이다. 담당하는 업무에 대한 문제를 현장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신입인 저는 이번이 첫 캠페인이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고객의 입장에서 의견을 피력하는 편이에요. 그렇지만 제가 가지고 온 불씨 하나를 잘 다듬어서 더 좋게 만들어 주시는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남우리 프로)
날이 갈수록 새로움을 갈구하는 요즘, 새로운 인재들을 영입해 내부 역량을 강화한 캠페인 1팀은 새로움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조금 더 부지런히 지혜를 모으고 열정을 발산해가고 있다. 그들이 달려가는 길 위에 펼쳐질 장면들이, 어떤 색다름을 전해 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