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로 무엇보다 클라이언트의 숫자가 줄고 있다.
전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는 시장경쟁 속에서 이제는 소수의 기업들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그 많던 글로벌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이제는 몇 개 남지 않았다.셀 수 없이 많던 국내의 IT벤처기업들이 이제는 삼성, LG에 줄을 서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대기업 눈치 보느라 튀지 않으려고 홍보를 하지 않는다. IT, 유통, 기계, 금융, 서비스 등 모든 산업분야에서 잠재 클라이언트들이 경쟁우위를 지닌 기업들을 중심으로 통합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 심화될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 생존을 위해 PR회사들을 찾았던 클라이언트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PR과 유사한 업종이라 할 수 있는 광고업계도 마찬가지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대기업의 인하우스가 아닌 광고회사가 살아남기 힘든 것과 같은 이치다.
둘째로 PR회사들에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했던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고부가가치를 담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PR회사의 전통적인 서비스 영역인 언론홍보의 경우는 클라이언트가 쉽게 근접하지 못하는 까다로움이 있다. 언론도 영향력이 막대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는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반면에 온라인이나 모바일 홍보는 상황이 다르다.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적인 측면보다는 수단의 기능적인 활용이나 새로운 기법의 시도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 PR회사뿐만 아니라 온라인전문 대행사들이 동시에 성업하고 있다. 경쟁이 격화되고 부가가치도 낮아지고 있다. 물론 가까운 장래에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은 온·오프라인의 차이가 없으며, 결국은 수단이 아니라 내용(콘텐츠)이라는 인식으로 귀결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까지는 PR회사의 전문성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는 PR회사가 컨설팅 회사라는 인식이 아직은 요원하다.
10년 전의 PR대행료가 현재와 큰 차이가 없다. 전문성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PR회사에 커뮤니케이션의 실행만을 요구하고 있다. 마케팅PR의 규모가 커져도 마케팅의 전반적인 기획을 PR회사에 의존하진 않는다. 기껏해야 위기관리 분야 정도만 클라이언트에게 일이 터졌을 때 PR회사가 주도하는 정도다. 미디어 대응요령이나 경제적인 프로모션 아이디어를 컨설팅하는 정도로는 기대하는 부가가치가 충족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가 너무나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그래도 PR은 블루오션이다.
PR산업의 전망을 너무 부정적으로 본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미 언급한 현실적인 한계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도 PR이 앞으로 각광받으면서 성장할 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사람이 주인인 우리사회에서 소통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PR회사들이 궁극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장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경쟁자들은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더 공격적인 예산을 편성할 것이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은 장기적으로 보다 다양한 부가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PR의 전문성과 컨설팅 회사로서의 위상도 계속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 하나의 대형 클라이언트로부터 IMC 성격의 다양한 PR프로젝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추세도 무척 고무적이다. PR산업이 현실적인 한계는 있지만 이미 경쟁력을 갖춘 PR회사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전문화와 대형화를 통해 환경변화에 대응한다.
PR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당연히 고객의 니즈도 변화하고 있다.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과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PR업계의 화두는 전문화와 대형화였다. 이러한 PR업계의 변화는 새로운 PR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경쟁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먼저 전문화의 방향은 크게 산업적인 측면과 기능적인 측면으로 진화하고 있다. 산업적인 측면의 전문화는 공공, IT, 헬스케어, 교육 등 특정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특화 전략이다. 기능적인 전문화는 컨설팅, 온라인, 프로모션, 디자인 등과 같이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PR수단들의 통합적인 활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고 보면 PR회사의 대형화 추세는 당연한 결과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을 흡수함으로써 산업적인 전문화와 기능적인 전문화를 하나의 조직에서 통합적으로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의 PR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PR기업협회(www.kprca.or.kr)의 회원사들은 이미 대부분 전문화와 대형화를 통해 효과적으로 급변하는 PR환경에 적응해 왔다. 협회 회원사들은 한국 PR산업의 발전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상호경쟁과 협력을 통해서 함께 성장해 왔다. PR교육, 세미나, 새로운 PR 트렌드의 소개, 전문서적 발간, PR윤리강령 제정 등 급변하는 PR환경에서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이미 한 발 앞서 있는 회원사들이 PR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극복하면서 한국의 PR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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