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ㅣ 김홍탁 프로 (인터랙티브 제작그룹 CD)
처음으로 칸 광고제에 참석했을 때가 1997년이었다.
지중해의 태양을 마주하는 것도 황홀했지만 출품된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은
황홀경 그 자체였다. 당시만 해도 출품 카테고리는 필름과 프린트 두 가지였기에,
전 세계 무림의 고수들이 만들어낸 TV와 인쇄광고의 퀄리티는
거의 득도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지중해의 태양을 마주하는 것도 황홀했지만 출품된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은
황홀경 그 자체였다. 당시만 해도 출품 카테고리는 필름과 프린트 두 가지였기에,
전 세계 무림의 고수들이 만들어낸 TV와 인쇄광고의 퀄리티는
거의 득도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그 해 양 부문에서 각각 그랑프리를 차지했던 디젤 진 TV광고(For Successful Living 캠페인)와 벤츠 스포츠카 인쇄광고(스키드 마크 편)는 지금도 내 마음 속 깊이 각인되어 있다. 아쉽게도 그 이후로 그에 버금가는 작품들을 경험하지 못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생겨나면서 다른 쪽에 눈길을 줄 기회가 폭증했기 때문이었다. 필름·프린트 두 부문에만 수상하던 칸 광고제의 역사는 1997년에 막을 내렸다.
이후 사이버 부문을 시작으로 꾸준히 카테고리를 넓혀 온 칸은 현재 12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배출하고 있다. 젊고 아이디어 뛰어난 크리에이터들은 전통적인 4대 매체 광고를 떠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는 추세이다. 전 세계적으로 비관습적인 해결책을 표방하는 새로운 DNA의 크리에이티브 부티크들이 비 온 뒤 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비중이 쏠리고 있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각종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아이디어가 창궐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전에 사이버·인터넷·온라인 광고 등으로 불리던 영역은 디지털이란 한 단어로 통합되고 있고, ATL이라 부르던 기존 4대 매체의 광고 영역은 트레디셔널(Traditional)이란 용어로 고착되는 추세다. 작금의 상황은‘오래된 것 vs 새로운 것 = 트레디셔널 vs 디지털’이라는 구분짓기 공식을 정착시키려는 경향이 짙다. 특히 올해 스파익스 아시아(Spikes Asia) 광고제에서는 TV인쇄·아웃도어·라디오를 트레디셔널이란 카테고리로 묶어 심사함으로써 인식상에 트레디셔널과 디지털의 구분을 더욱 확실히 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근래 전 세계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트렌드를 형성해가며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되는 프로젝트는 거의 디지털 분야에서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패션 브랜드 에코(Ecko)가 미 대통령 전용기의 동체에‘Still Free’라는 낙서를 하는 바이럴 필름을 선보이며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의 한 장을 새로 열었고, HBO의 관음증 캠페인이 2008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구었으며, 올해는 게토레이의‘리플레이(Replay)’캠페인이 칸에서 그랑프리 두 개와 금상 두 개를 휩쓸며 기염을 토했다.
스크린 세이버 하나로 디지털 크리에이티브의 랜드마크가 된 유니클로는 올해엔 ‘행운의 스위치(Lucky Switch)’라는 위젯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로 스파익스 아시아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쥠으로써 다시 한 번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강국으로서의 일본의 이미지를 심는 데 일조했다. 이러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특징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매체 광고가 시공간의 제약 때문에 시도하기 힘들었던 스토리텔링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 것이다. 제품에 대한 정보를 강압적으로 전달하는 기존의 방식은 효력이 감퇴되고 있음을 위의 예들은 생생하게 입증해준다.
그렇기에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은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은 놀이터로 사람들을 초대하고 그들이 한바탕 재밌게 놀고난 뒤 그들의 입을 통해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알려 주는 구전의 효과에 집중한다. 이 시대 광고 커뮤니케이션의 키워드로 ‘Let them talk’를 내세우고, 커뮤니케이션 목표가 ‘토크밸류(Talk value)’의 창출로 모아지고 있는 것이 우연은 아닌 것이다.
놀기 좋은 판을 깔아 주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다름 아닌 ‘Integration’ 과 ‘Interaction’ 이다. 다시 말해 하나의 빅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온·오프를 넘나드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툴이 통합되어서 시너지를 창출해야한다는 것이고, 동시에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시대의 광고문법은 이전처럼 ‘What to say’ 를 고민하던 것에서 더 나아가 소비자와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하는‘What to do’의 영역으로 옮아가고 있다. 소통과 참여라는 현대 사회의 커뮤니케이션의 화두가 상업적 영역인 광고 마케팅에도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눈앞의 현실에선 디지털은 여전히 별책부록 취급을 받고 있고, 온·오프가 통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개개인의 신념과 열정만으로 상황을 바꾸기 힘들다면 조직체제를 바꿔서라도 바꿔야 한다. 가야할 길을 모른다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그러나 가야할 길이 보이는 데도 가지 않는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이후 사이버 부문을 시작으로 꾸준히 카테고리를 넓혀 온 칸은 현재 12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배출하고 있다. 젊고 아이디어 뛰어난 크리에이터들은 전통적인 4대 매체 광고를 떠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는 추세이다. 전 세계적으로 비관습적인 해결책을 표방하는 새로운 DNA의 크리에이티브 부티크들이 비 온 뒤 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비중이 쏠리고 있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각종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아이디어가 창궐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전에 사이버·인터넷·온라인 광고 등으로 불리던 영역은 디지털이란 한 단어로 통합되고 있고, ATL이라 부르던 기존 4대 매체의 광고 영역은 트레디셔널(Traditional)이란 용어로 고착되는 추세다. 작금의 상황은‘오래된 것 vs 새로운 것 = 트레디셔널 vs 디지털’이라는 구분짓기 공식을 정착시키려는 경향이 짙다. 특히 올해 스파익스 아시아(Spikes Asia) 광고제에서는 TV인쇄·아웃도어·라디오를 트레디셔널이란 카테고리로 묶어 심사함으로써 인식상에 트레디셔널과 디지털의 구분을 더욱 확실히 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근래 전 세계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트렌드를 형성해가며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되는 프로젝트는 거의 디지털 분야에서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패션 브랜드 에코(Ecko)가 미 대통령 전용기의 동체에‘Still Free’라는 낙서를 하는 바이럴 필름을 선보이며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의 한 장을 새로 열었고, HBO의 관음증 캠페인이 2008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구었으며, 올해는 게토레이의‘리플레이(Replay)’캠페인이 칸에서 그랑프리 두 개와 금상 두 개를 휩쓸며 기염을 토했다.
스크린 세이버 하나로 디지털 크리에이티브의 랜드마크가 된 유니클로는 올해엔 ‘행운의 스위치(Lucky Switch)’라는 위젯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로 스파익스 아시아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쥠으로써 다시 한 번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강국으로서의 일본의 이미지를 심는 데 일조했다. 이러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특징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매체 광고가 시공간의 제약 때문에 시도하기 힘들었던 스토리텔링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 것이다. 제품에 대한 정보를 강압적으로 전달하는 기존의 방식은 효력이 감퇴되고 있음을 위의 예들은 생생하게 입증해준다.
그렇기에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은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은 놀이터로 사람들을 초대하고 그들이 한바탕 재밌게 놀고난 뒤 그들의 입을 통해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알려 주는 구전의 효과에 집중한다. 이 시대 광고 커뮤니케이션의 키워드로 ‘Let them talk’를 내세우고, 커뮤니케이션 목표가 ‘토크밸류(Talk value)’의 창출로 모아지고 있는 것이 우연은 아닌 것이다.
놀기 좋은 판을 깔아 주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다름 아닌 ‘Integration’ 과 ‘Interaction’ 이다. 다시 말해 하나의 빅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온·오프를 넘나드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툴이 통합되어서 시너지를 창출해야한다는 것이고, 동시에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시대의 광고문법은 이전처럼 ‘What to say’ 를 고민하던 것에서 더 나아가 소비자와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하는‘What to do’의 영역으로 옮아가고 있다. 소통과 참여라는 현대 사회의 커뮤니케이션의 화두가 상업적 영역인 광고 마케팅에도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눈앞의 현실에선 디지털은 여전히 별책부록 취급을 받고 있고, 온·오프가 통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개개인의 신념과 열정만으로 상황을 바꾸기 힘들다면 조직체제를 바꿔서라도 바꿔야 한다. 가야할 길을 모른다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그러나 가야할 길이 보이는 데도 가지 않는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