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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ㅣ 따루 살미넨 방송인, 동시통역·번역가
Twitter : @tarujum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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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맥심커피 광고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가을에 대한 수많은 추억들이 떠오르고, 어느 새 나는 노스탤지어에 빠지게 된다. 어릴 때부터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계절은 가을이었다. 낭만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중학교 땐 가을만 되면 다락방에서 시를 쓰며 백마 탄 왕자를 기다렸고, 공원에 쌓인 낙엽더미에 누워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런데 왕자는 오지 않았다.^^;
또 하나 가을하면 떠오르는 것은 고슴도치다. 어렸을 때 엄마랑 마당에 떨어진 낙엽을 모아서 고슴도치를 위한 집을 만들었다. 동면하는 고슴도치가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곳이 필요한데, 낙엽더미는 환기도 잘 되고 따뜻하기 때문이다. 고슴도치를 위한 우유를 낙엽더미 옆에 갖다 놓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핀란드에서 가을은 버섯과 월동준비의 계절이기도 하다. 해마다 엄마랑 숲에 가서 노란버섯을 땄는데, 그 직접 딴 버섯을 버터에 구울 때 나는 고소한 향기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또 우유와 밀가루로 화이트소스를 만들어 버섯을 넣으면 환상의 소스가 완성된다. 삶은 감자에 버섯소스를 얹어서 먹는 이 음식이 내겐 가장 오래된 가을추억 중 하나다.
한국에 온 뒤부터는 이런 핀란드의 전통을 지키지 못하고 있지만, 대신 새로운 가을추억들이 많이 생겼다. 요즘은 가을하면 생각나는 건 곶감과 전어이다. 특히 얼마 전엔 특강 차 부산 영도를 다녀왔는데, 햇빛이 쨍쨍해서 대마도까지 보이는 날이었다.
저녁 무렵 태종대 바닷가 횟집에서 바다향기를 맡으며 전어회를 먹었는데, 어찌나 상이 푸짐하던지! 너무 맛있게 먹다보니 서울로 올라가는 KTX도 놓쳐버렸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드는 전어 탓에, 기차를 그냥 떠나보내 버린 셈이다.
가을엔 음식도 좋지만 단풍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 살면서 본 가장 멋진 단풍은 2년 전쯤 설악산에서 본 단풍이다. 새벽 2시에 일어나 3시부터 머리에 불 하나 달고 깜깜한 산을 등반하기 시작했다. 가파른 길을 오르고 올라 6시 땡 할 무렵 대청봉에 도착, 서서히 올라오는 붉은 일출의 멋진 장관을 지켜볼 수 있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8시간에 걸쳐 산을 내려오면서 본 단풍은 정말이지 멋졌다. 단풍나무가 얼마나 많은지 마치 붉은 바다 같았다. 그렇게 한국에서의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가을추억이 내게 새겨졌다.
언제나 커피 향은 아련한 추억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가을엔 어떤‘잊을 수 없는 향기’로 다가올 한국에서의 멋진 추억들이 내게 생길지 벌써부터 설렌다.
맥심커피 광고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가을에 대한 수많은 추억들이 떠오르고, 어느 새 나는 노스탤지어에 빠지게 된다. 어릴 때부터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계절은 가을이었다. 낭만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중학교 땐 가을만 되면 다락방에서 시를 쓰며 백마 탄 왕자를 기다렸고, 공원에 쌓인 낙엽더미에 누워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런데 왕자는 오지 않았다.^^;
또 하나 가을하면 떠오르는 것은 고슴도치다. 어렸을 때 엄마랑 마당에 떨어진 낙엽을 모아서 고슴도치를 위한 집을 만들었다. 동면하는 고슴도치가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곳이 필요한데, 낙엽더미는 환기도 잘 되고 따뜻하기 때문이다. 고슴도치를 위한 우유를 낙엽더미 옆에 갖다 놓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핀란드에서 가을은 버섯과 월동준비의 계절이기도 하다. 해마다 엄마랑 숲에 가서 노란버섯을 땄는데, 그 직접 딴 버섯을 버터에 구울 때 나는 고소한 향기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또 우유와 밀가루로 화이트소스를 만들어 버섯을 넣으면 환상의 소스가 완성된다. 삶은 감자에 버섯소스를 얹어서 먹는 이 음식이 내겐 가장 오래된 가을추억 중 하나다.
한국에 온 뒤부터는 이런 핀란드의 전통을 지키지 못하고 있지만, 대신 새로운 가을추억들이 많이 생겼다. 요즘은 가을하면 생각나는 건 곶감과 전어이다. 특히 얼마 전엔 특강 차 부산 영도를 다녀왔는데, 햇빛이 쨍쨍해서 대마도까지 보이는 날이었다.
저녁 무렵 태종대 바닷가 횟집에서 바다향기를 맡으며 전어회를 먹었는데, 어찌나 상이 푸짐하던지! 너무 맛있게 먹다보니 서울로 올라가는 KTX도 놓쳐버렸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드는 전어 탓에, 기차를 그냥 떠나보내 버린 셈이다.
가을엔 음식도 좋지만 단풍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 살면서 본 가장 멋진 단풍은 2년 전쯤 설악산에서 본 단풍이다. 새벽 2시에 일어나 3시부터 머리에 불 하나 달고 깜깜한 산을 등반하기 시작했다. 가파른 길을 오르고 올라 6시 땡 할 무렵 대청봉에 도착, 서서히 올라오는 붉은 일출의 멋진 장관을 지켜볼 수 있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8시간에 걸쳐 산을 내려오면서 본 단풍은 정말이지 멋졌다. 단풍나무가 얼마나 많은지 마치 붉은 바다 같았다. 그렇게 한국에서의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가을추억이 내게 새겨졌다.
언제나 커피 향은 아련한 추억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가을엔 어떤‘잊을 수 없는 향기’로 다가올 한국에서의 멋진 추억들이 내게 생길지 벌써부터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