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humb.ad.co.kr/article/54/0d/ab/5a/i/116570.jpg)
저녁상을 물리고 함께 TV를 시청하던 조카의 미국인 남편 가브리엘이
나에게 물었다.
“홍탁, 지금 나오는 광고가 뭘 의미하는거야…?”
20년 동안 광고업에 종사해 왔고,
광고평론가란 직함까지 가지고 있는 나는 그러나 바로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
한국인인 나 역시 그 광고가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 물었다.
“홍탁, 지금 나오는 광고가 뭘 의미하는거야…?”
20년 동안 광고업에 종사해 왔고,
광고평론가란 직함까지 가지고 있는 나는 그러나 바로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
한국인인 나 역시 그 광고가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글 ㅣ 김홍탁 프로 (인터랙티브 제작그룹 CD)
아이돌이 나와 춤추다 끝나는 광고인데 제품에 대한 정보는 제대로 제공되지도 않고 온통 아이돌의 몸동작에만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외국인들에게는 이러한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단 외국인의 눈에만 그렇게 비춰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그러한 이상한 패턴의 광고에 익숙해져서 그렇지 한 발짝만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네 광고에서 What to say를 잡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광고야말로 주의가 집중되어 있지 않는 상태의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각인시켜야 하는 촌철살인의 커뮤니케이션일텐데, 광고를 보고나서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건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우리네 광고문화가 형성해낸 연예인 내세우는 스타마케팅은 도를 지나칠 정도로 남발되고 있다. 제품의 특장점을 브랜딩하기보다는 어떤 연예인이 등장한 광고라는 점을 회자시키려는 의도가 명명백백 드러난다. 제품이 아니라 연예인을 브랜딩해 준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카피는 어떤가? 카피의 수사는 필요이상으로 말장난을 구사하기에 기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적잖은 결함을 드러내고 있다. 생산자만 알고 있는 기호의 놀이에 소비자를 초대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왜 많은 카피라이터들이 알맹이는 빈곤해도 재미있고 멋져 보이는 카피를 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지 모르겠다. ‘What to say’를 정확하게 담고 있지 않는‘How to say’가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 겉에 보이는 현상에만 눈이먼 나머지 본질을 벗어나는 사례가 우리 주위에 너무나 많이 널려 있다. 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인데, 그 사실을 쉽게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공모 심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은 발생한다. 같은 광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심사위원이 구성되었어도 본질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아주 차이가 많이 난다. 몇달 전 치뤘던 한 공모전의 실례를 들어 보자.
8명의 심사위원들이 1차 심사에서 각자 다섯 편을 추천해야 했는데, 내가 가장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었던 작품은 단 한 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그 작품은 지금까지 보아온 뻔한 표현법을 벗어나 정말 독특한 내러티브를 통해 주제의 본질을 파헤치고 있었다. 적어도 그 아이디어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태도에 대해 돌이켜 보고 옳은 행동을 유발케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7명의 심사위원들이 그 작품에 단 한 표도 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결국 나의 안목에 문제가 있다는 것 외에 무슨 다른 설명이 필요할 것인가. 나는 이처럼 심사 때 마다 내가 외계인이 된 것 같은 느낌에 사로 잡히곤 한다.
그러나 네 번의 국제 광고제 심사 경험이 있는 나의 안목이 그렇게 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애써 강조한다면, 내 눈엔 많은 심사위원들이 본질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지의 여부보다는 외관상 멋져 보이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더 눈길을 주고 있다고 비춰진다. 그렇게 선정된 광고가 며칠 전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광고비용이 헛되이 쓰이고 있다는 생각에 정말 마음이 아팠다.
금반지가 존재하기 위해선 금과 손가락이 들어갈 구멍이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전부라고 생각해 버린다. 눈에 보이는 현상이니까. 그러나 구멍은 그저 우연히 만들어진 공간이라 생각할 뿐, 그것이 금반지의 본질이 될 것이라곤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구멍이 없다면 그것은 반지란 본질에서 아예 제외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금반지의 본질이 구멍인 것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우리는 광고의 메시지보다는 거기에 등장하는 연예인과 현란한 카피에 열광하고,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보다는 어떤 배우가 나왔는지에 더 관심을 가진다. 정부 고위직 인사를 고를 때에도 겉으로 보이는 경력과 인맥에 비중을 둔 나머지 그 사람의 본질인 인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해 뒤늦은 수습을 하느라 체면을 구기고 있다. 현대전의 본질이 무기의 현대화와 정보 처리의 과학화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군인의 머릿수를 유지하는 것에 군의 존재이유의 중요한 명분을 대고 있다.
교육이 잘못된 것인가, 일상생활의 관습이 잘못된 것인가, 사회체제가 잘못된 것인가. 그 어느 것에 문제가 있건 간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본질 회피, 외형적현상 몰입의 관습은 빨리 없어져야 할 목록 중의 하나이다. 언제까지 금에만 취해 있을 것인가. 금반지는 손가락에 끼워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단 외국인의 눈에만 그렇게 비춰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그러한 이상한 패턴의 광고에 익숙해져서 그렇지 한 발짝만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네 광고에서 What to say를 잡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광고야말로 주의가 집중되어 있지 않는 상태의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각인시켜야 하는 촌철살인의 커뮤니케이션일텐데, 광고를 보고나서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건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우리네 광고문화가 형성해낸 연예인 내세우는 스타마케팅은 도를 지나칠 정도로 남발되고 있다. 제품의 특장점을 브랜딩하기보다는 어떤 연예인이 등장한 광고라는 점을 회자시키려는 의도가 명명백백 드러난다. 제품이 아니라 연예인을 브랜딩해 준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카피는 어떤가? 카피의 수사는 필요이상으로 말장난을 구사하기에 기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적잖은 결함을 드러내고 있다. 생산자만 알고 있는 기호의 놀이에 소비자를 초대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왜 많은 카피라이터들이 알맹이는 빈곤해도 재미있고 멋져 보이는 카피를 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지 모르겠다. ‘What to say’를 정확하게 담고 있지 않는‘How to say’가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 겉에 보이는 현상에만 눈이먼 나머지 본질을 벗어나는 사례가 우리 주위에 너무나 많이 널려 있다. 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인데, 그 사실을 쉽게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공모 심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은 발생한다. 같은 광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심사위원이 구성되었어도 본질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아주 차이가 많이 난다. 몇달 전 치뤘던 한 공모전의 실례를 들어 보자.
8명의 심사위원들이 1차 심사에서 각자 다섯 편을 추천해야 했는데, 내가 가장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었던 작품은 단 한 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그 작품은 지금까지 보아온 뻔한 표현법을 벗어나 정말 독특한 내러티브를 통해 주제의 본질을 파헤치고 있었다. 적어도 그 아이디어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태도에 대해 돌이켜 보고 옳은 행동을 유발케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7명의 심사위원들이 그 작품에 단 한 표도 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결국 나의 안목에 문제가 있다는 것 외에 무슨 다른 설명이 필요할 것인가. 나는 이처럼 심사 때 마다 내가 외계인이 된 것 같은 느낌에 사로 잡히곤 한다.
그러나 네 번의 국제 광고제 심사 경험이 있는 나의 안목이 그렇게 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애써 강조한다면, 내 눈엔 많은 심사위원들이 본질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지의 여부보다는 외관상 멋져 보이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더 눈길을 주고 있다고 비춰진다. 그렇게 선정된 광고가 며칠 전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광고비용이 헛되이 쓰이고 있다는 생각에 정말 마음이 아팠다.
금반지가 존재하기 위해선 금과 손가락이 들어갈 구멍이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전부라고 생각해 버린다. 눈에 보이는 현상이니까. 그러나 구멍은 그저 우연히 만들어진 공간이라 생각할 뿐, 그것이 금반지의 본질이 될 것이라곤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구멍이 없다면 그것은 반지란 본질에서 아예 제외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금반지의 본질이 구멍인 것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우리는 광고의 메시지보다는 거기에 등장하는 연예인과 현란한 카피에 열광하고,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보다는 어떤 배우가 나왔는지에 더 관심을 가진다. 정부 고위직 인사를 고를 때에도 겉으로 보이는 경력과 인맥에 비중을 둔 나머지 그 사람의 본질인 인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해 뒤늦은 수습을 하느라 체면을 구기고 있다. 현대전의 본질이 무기의 현대화와 정보 처리의 과학화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군인의 머릿수를 유지하는 것에 군의 존재이유의 중요한 명분을 대고 있다.
교육이 잘못된 것인가, 일상생활의 관습이 잘못된 것인가, 사회체제가 잘못된 것인가. 그 어느 것에 문제가 있건 간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본질 회피, 외형적현상 몰입의 관습은 빨리 없어져야 할 목록 중의 하나이다. 언제까지 금에만 취해 있을 것인가. 금반지는 손가락에 끼워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