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humb.ad.co.kr/article/54/0d/85/a9/i/106921.jpg)
혹, 코흘리개 시절 TV에서 방영한 ‘보물섬’이라는 만화영화를 보신 분 있으신가? 거기엔 실버 선장이 호탕하게 불러 젖히던 노래가 하나 있었다.
“럼주는 한 병뿐, 나머지는 섬의 악마가 다마셔 버렸죠.”
당시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겸비한 그 캐릭터에 홀딱 빠졌던 나는 다짐하곤 했다.
어른이 되면 꼭 실버선장처럼 럼주 한 병을 손에 든 외다리가 될 거라고……
그리고, 한 이십 몇 년쯤 흘렀을까?
럼주는커녕 양주라고는 흔한 위스키 한 잔도 가까이 않던 나에게 어처구니없게도 어린 꿈의 봉인은 단 한 편의 광고로 단박에 풀리고 말았다.
2005년경, 이탈리아에서 온에어 된 팜페로의 ‘입술’편 광고는 기존 양주 광고들이 말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 혹은 강렬하지만 부드러운 럼 특유의 맛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럼의 원산지인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그 중에서도 가장 질 낮은 바에서 가장 사랑 받는 술이라는 다소 모험적인 컨셉으로 광고를 이끌고 있다.
“럼주는 한 병뿐, 나머지는 섬의 악마가 다마셔 버렸죠.”
당시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겸비한 그 캐릭터에 홀딱 빠졌던 나는 다짐하곤 했다.
어른이 되면 꼭 실버선장처럼 럼주 한 병을 손에 든 외다리가 될 거라고……
그리고, 한 이십 몇 년쯤 흘렀을까?
럼주는커녕 양주라고는 흔한 위스키 한 잔도 가까이 않던 나에게 어처구니없게도 어린 꿈의 봉인은 단 한 편의 광고로 단박에 풀리고 말았다.
2005년경, 이탈리아에서 온에어 된 팜페로의 ‘입술’편 광고는 기존 양주 광고들이 말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 혹은 강렬하지만 부드러운 럼 특유의 맛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럼의 원산지인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그 중에서도 가장 질 낮은 바에서 가장 사랑 받는 술이라는 다소 모험적인 컨셉으로 광고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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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청년의 투박한 목소리가 나레이션으로 흐르는 이 광고의 내용은 이렇다.
카라카스에 위치한 어느 허름한 바에 와니따라는 웨이트리스가 새로 들어왔다.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입술을 지닌 이 여인은 거친 카라카스 남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입술을 얻기 위해 수많은 남자들은 그들만의 투박하고 거친 방식으로 유혹을 했고, 그 중 한 명은 반 미치광이가 되었고, 한 명은 감옥에 갔으며, 한 명은 죽기까지 했다.
하지만, 가슴속 깊은 사연을 지닌 듯한 이 여인은 그들의 수많은 유혹을 뒤로한 채 조용히 팜페로를 따르며 그 잔에만 입술을 허락한다는 것이다.
![](http://thumb.ad.co.kr/article/54/0d/85/a9/i/106921-2.jpg)
이 광고는 기존 광고들은 말하기 힘든 어쩌면 금기시 되어 있었던 ‘질 나쁨, 질 낮음’의 정서를 신선하게 살려낸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세상엔 그리고 광고엔 너무나 많은 ‘질 좋음’이 등장한다.
그 화려한 꾸밈에 소비자는 매번 열광하는가? 아니다. 대부분 열없는 눈길만을 던질 뿐이다.
그와 비교해 볼 때, 팜페로가 이야기하는 ‘질 나쁨’은 더 이상 ‘질 나쁨’으로 보이지 않는다. ‘진짜’로 다가올 뿐이다.
팜페로는 그렇게 이 광고 한 편으로 내 마음속 한 병뿐인 럼주가 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난 아직 그 럼을 마셔 본 적이 없다.
언젠가, 카라카스의 질 낮은 바에서 특유의 남미 억양으로 ‘빰빼로’를 외칠 새로운 꿈을 꾸며 그때까지 마음깊숙이 킵(Keep)해 놓은 상태이다.
대신 광장시장 한 켠에서 탁주 한 사발을 앞에 놓고, 어디 출신인지는 모르나 사람들에게 충북댁이라 불리는한 여인네의 빈대떡 뒤집는 뽀오얀 손을 훔쳐보며, 어쩌면……있을지도 모를 그녀의 사연이나 곰곰이 공상하고 있어야 하겠다.
사실 세상엔 그리고 광고엔 너무나 많은 ‘질 좋음’이 등장한다.
그 화려한 꾸밈에 소비자는 매번 열광하는가? 아니다. 대부분 열없는 눈길만을 던질 뿐이다.
그와 비교해 볼 때, 팜페로가 이야기하는 ‘질 나쁨’은 더 이상 ‘질 나쁨’으로 보이지 않는다. ‘진짜’로 다가올 뿐이다.
팜페로는 그렇게 이 광고 한 편으로 내 마음속 한 병뿐인 럼주가 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난 아직 그 럼을 마셔 본 적이 없다.
언젠가, 카라카스의 질 낮은 바에서 특유의 남미 억양으로 ‘빰빼로’를 외칠 새로운 꿈을 꾸며 그때까지 마음깊숙이 킵(Keep)해 놓은 상태이다.
대신 광장시장 한 켠에서 탁주 한 사발을 앞에 놓고, 어디 출신인지는 모르나 사람들에게 충북댁이라 불리는한 여인네의 빈대떡 뒤집는 뽀오얀 손을 훔쳐보며, 어쩌면……있을지도 모를 그녀의 사연이나 곰곰이 공상하고 있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