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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ㅣ 최병두 프로 (제일 월드와이드 영국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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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이 2년 앞으로 다가왔다. 스트렛퍼드(Stratford)에 위치한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 건설에만 90억 파운드(약 18조 원)라는 어마어마한 예산이 투여 - 전체 비용 중 63%는 정부, 23%는 국가 복권(National Lottery) 기금, 13%는 런던시가 부담하는 구조 - 되었지만, 2009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를 감안할 때, 영국인들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이 약 3만 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올 또 하나의 경제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 믿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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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의 골칫거리, 비만
영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19개의 금메달을 따 종합성적 4위에 오른 유럽의 스포츠 강국(특히 조정, 요트, 수영, 사이클은 8개의 금을 따낸 우세 종목임)이다. 당연히 영국 정부 및 스포츠계는 이런 상승세를 2012년 올림픽까지 이어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경제적, 스포츠적 자신감과는 별개로 영국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가 있으니 다름아닌 전 국민적‘비만 (Obesity)’ 이다.
영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19개의 금메달을 따 종합성적 4위에 오른 유럽의 스포츠 강국(특히 조정, 요트, 수영, 사이클은 8개의 금을 따낸 우세 종목임)이다. 당연히 영국 정부 및 스포츠계는 이런 상승세를 2012년 올림픽까지 이어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경제적, 스포츠적 자신감과는 별개로 영국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가 있으니 다름아닌 전 국민적‘비만 (Obesity)’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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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리치 트레이스라는 영국인이 자신의 아내와 함께 뉴질랜드로 거처를 옮기려다 뉴질랜드 이민국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한 일이 벌어졌다.
그 이유는 그의 아내 로언이 너무 뚱뚱하기 때문이었는데, 뉴질랜드 정부의 입장은 비만한 외국인들로 인해 자국의 보건 재정을 낭비하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이 일은 영국의 비만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필자는 2008년 6, 7 월호에서 영국 사회가 직면한 비만 이슈를 다룬 바 있다.
<데일리 미러(Daily Mirror)>가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한 보도에 따르면 영국은 수천 명이 극심한 비만으로 인해 직업을 갖지 못하고 국가가 제공하는 수당으로 연명하고 있다.
건강 상의 이유로 일을 할 수 없는 이들에게 지급되는 ‘근로 부적격 수당(Incapacity Benefit)’ 의 신청자 가운데 2130명이 비만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와 함께, 비만으로 인한 당뇨와 암 등의 질병으로 수당을 신청하는 이 들의 규모도 수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어, 상당수의 영국인들이 비만으로 인해 일을 하지 않고 정부의 수당을 받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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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영국인들의 건강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매년 과체중으로 암을 키우는 영국인들이 무려 1만 9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조사보다도 무려 50%나 증가한 것으로, 세계 암 연구기금(World Cancer Reseach Fund)의 조사에 따르면 비만은 유방암, 대장암, 식도암, 간암, 췌장암, 자궁암, 담도암 등 주요 7개 암 발병 원인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세계암연구기금의 의료 자문 마틴 와이즈먼 (Martin Wiseman) 교수는 매년 암 진단을 받는 영국인들이 적정 체중을 유지했더라면 이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하면서, 문제는 이 같은 비만 인구가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영국의 성인들뿐 아니라 소아비만도 심각한데, 2010년 영국 NHS에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4세에서 5세 사이의 아동 중 약 25%가, 10세에서 11세 사이 아동 가운데 1/3 이상이 소아비만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2009년 BBC의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영국 어린이들이 건강 유지 및 비만 예방을 위해 권장 되는 적정 운동량을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잉글랜드 내 26만 명을 대상으로 한 체인지 포 라이프(Change4Life) 캠페인을 실시한 뒤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들의 72%가 학교 수업시간 외 권장되는 적정 운동량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들의 무려 45% 가 등교 전에 TV를 시청하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매 저녁 식사 후 일정한 신체 활동을 하는 어린이들은 22%에 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의 이 같은 운동 부족이 당뇨와 암, 심장병 등 비만으로 유발되는 각종 질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소아비만은 아이들의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소아기 중 성인병 발생률도 높이기 때문에 공중보건을 해치는 21세기의 새로운 주범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국민 운동 캠페인
남녀노소를 막론한 범사회적 비만 이슈가 국가의 막대한 재정부담(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 때문에 영국 정부는 초당 3000파운드(약 5000달러)를 보건 예산으로 쓰고 있고 영국 국민이 자전거 타기를 지금보다 20%만 늘리면 보건예산을 연간 5000만 파운드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함)으로 현실화되자 영국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사회각계에서 높아지고 있다.
보수당의 노동연금 담당 제임스 클래핀슨(James Clappison) 의원은 노동당 정부가 영국의 비만 문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같은 영국인들의 비만 문제가 영국의 경제에 끼치는 피해 규모가 막대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부는 이 같은 비만 인구의 수당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들이 자신들에게 적합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당 대상자 심사를 철저히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근로 부적격 수당 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신청자가 실제로 일을 할 수 없는 건강 상태인지를 검증하는 개인역량 평가(Personal Capability Assessment)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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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국민적인 ‘운동하기 캠페인’ 도 시작했다.
푹신하고 편안한 소파에 앉아 TV를 통해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응원이나 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영국 정부가 “일어나 자전거라도 좀 타라”“ (정말 운동이 싫다면) 그냥 춤이라도 추어라” 고 독려하고 있다.
앤디 번햄(Andy Burnham) 영국 보건부장관은 최근 “영국은 스포츠를 사랑하지만 국민은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고 있다”며 “2012년이면 런던 올림픽이 열리는데 이제 국민들이 날씬한 몸매를 준비할 때가 됐다” 고 말했다.
구체적인 목표도 잡았다.
10년 내 영국을 국민운동량 세계 4위로 올려 놓아 (2009년 국민운동(량) 랭킹에서 영국은 유럽 국가 중 21위), 올림픽 강국의 위상(영국은 런던 올림픽에서 종합 4위를 목표로 하고 있음)에 맞는 건강국가를 만들어 보겠다는 얘기다.
더불어 영국 정부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이전까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모든 공공 수영장을 무료화하여 국민건강 증진 및 올림픽 이후 스포츠 시설 이용 활성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활용하겠다는 플랜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먼저 1단계로 오는 2012년까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1600개 수영장을 60세 이상 노인과 16세 이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무료 개방한 뒤 모든 연령층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단계 조치로 혜택을 받는 노인과 청소년 인구는 2000만 명에 이를 전망인데, 영국 정부는 전 국민 수영장 무효화를 위해 총 1억 3000만 파운드(한화 약 2600억 원)의 예산을 편성(이 가운데 8000만 파운드는 요금무료화로 인한 지자체의 손실 보상으로, 나머지 5000만 파운드는 노후 수영장의 시설 보수 비용으로 쓰이게 됨) 했다.
요원해 보이는 건강 올림픽의 꿈
이런 강도 높은 정책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비만대국(미국, 멕시코에 이어 3위)이란 오명을 벗어나게 해줄까?
필자는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에 가깝다.
이유는 이미 2008년 이후 영국 아동들의 비만이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면서 영국 정부가 학교 내 비만 프로그램과 가정용 비만 프로그램(살을 빼면 정부가 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 포함)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현재까지도 실제 성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영국인들이 먹고 마시는 데 쓰는 비용이 문화·레저 비용의 세 배나 될 만큼(2009년 4월호에서 다룬 바 있음) 식도락을 즐기는 문화(각종 파티 명목으로)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2012년 런던 올림픽은 정부의 필사적인 대국민 운동(?) 캠페인에도 불구, ‘ 건강(비만퇴치) 올림픽’ 보다는‘문화 올림픽(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4000만 파운드를 투입해 런던뿐 아니라 영국 전역에서 각종 문화 예술 축제를 지원할 예정)’ 이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