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조성사업이 살아야 2010년 옥외광고 시장이 산다
새로운 디지털 샤이니지의 세상을 준비해야
새로운 디지털 샤이니지의 세상을 준비해야
큰 기대와 오랜 기다림으로 새롭게 시작된 기금조성사업은 그닥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결말이 났다. 업계의 염원을 담았던 사업인 만큼 시작하기만 하면 시장활성화의 촉매역할을 여지없이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 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도저도 아닌 사업이 돼버렸다.
글 | 김영배 건국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옥외광고지도자과정 주임교수
정부는 지난 20여 년간 고속도로에서 자리를 지켰던 야립광고물을 모두 철거시키면서 앞으로는 되도록 많은사업자를 참여시키고 정당한법 집행에 의하여 지속가능한 옥외광고 사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겠다고 한 사업이었다.
그런데 실체를 드러낸 기금조성사업은 한마디로, ‘절반의 실패’만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차차 성공의 땅으로가리라는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기업 광고주가 유난히 선호하는 광고물이기 때문에 이 사업을 시작하기만 하면 반드시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는 개살구같은 믿음만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의 열쇠를 쥐고 있는 광고주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나 연구 없이 몇몇 관계자들의 탁상공론만으로 진행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는 형국이 돼버렸다. 그나마 실날같은 희망을 가져본다면, 기금조성사업은 이제 사업자 선정 과정만을 거쳤다는 것이다.
이제 대망의 2010년에는 대기업 광고주의 호응과 참여에 힘입어서 활기를 띌 것이라는 점이다. 과연 그럴까?
기금조성사업 진행의 문제점을 극복해야
우리는 그동안 진행된 기금조성사업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한탄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까지의 잘못된 문제점은 무엇이고 그래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이제 2010년을 맞이하여 진행결과를 바라보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그런 후 실망해도 늦지 않을것이다.
기금조성사업의 문제점은 우선 정부와 사업자들 간에 충분한 의사소통의 장이 마련되지 않았었다는 점이다.이 문제점은 여러 입을 통해서 누누이 지적되어왔던 내용이다. 기금조성사업은 그 시스템의 성격상 정부를 위해 사업자가 광고주를 연결해야 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업자는 광고주의 요구사항을 100% 만족시켜주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정부는 광고주의 요구에 귀 기울일 수가 없다. 기금조성사업은 어디까지나 국가가 주도하는 제도요, 정책이기 때문이다.
옥외광고센터가 정부의 이런 입장을 반영한 대행기구라고 본다면, 한 가지 잊고 있는 것이 있다.그것은 바로‘자금’이 어디로부터 나오느냐는 점이다. 기금조성사업이 아무리 정부의 정책적 사업이라고 해도 그 수익금은 기업의 참여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요구사항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곳은 사업자들이다. 기업의 요구사항을 적절히 조정하기 위해서는 사업자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센터는 사업자들과 의견 나누기를 거부했다. 이로부터 파생된몇 가지의 문제점 중 하나는 바로 광고비 규모의 적정한 선을 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기금조성사업의 광고비는 건강한 자본주의 체제에서 성사되는 사업자와 광고주간의 광고비와는 그 내역이 사뭇 다르다. 바로 기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 때문이다.
광고주협회가 위헌 운운하는 것도 바로 이 내역 때문이다. 사업자와의 바람직한 협상에 의해서 마련되는 광고비가 아니라, 어떠한 경우든지 광고비의 일부는 기금으로 분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서 기금이 높게책정되면 당연히 광고비가 높은 가격으로 산정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업 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이다. 선정된 사업자는 이유불문하고 2012년까지만 사업을 하고 모든사업권을 포기해야 한다.
2009년은 다 갔으니 이제 남은 기간은 꽉 찬 3년일 뿐이다. 이 기간 동안 제작비와 영업비를 모두 회수하고 그와중에 기업이윤도 남겨야 한다.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하는 것이다. 이 점을 걱정하는 이유는 바로 지방자치단체의 허가사항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의 입장에서 아무리 광고주 영입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관할 지자체에서 허가를 회피하거나 기한 없이 보류하게 된다면 광고주 영입은 공염불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법적이거나 행정적인 보장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인 것이다.
이러이러한 사정으로 인하여 2009년 한 해 동안 다섯 번의 입찰공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자 선정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사업자 선정이 끝나면 이제 2010년에 재입찰을 해도 옥외광고센터는 새 사업자를 찾기는 힘들 것 같다.
남은 권역은 사업성이 전혀 없다는 결과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2010년도의 관심은 광고물이 어떤모습으로 고속도로에 선을 보일 것이냐는 점과 함께 과연 어떤 광고주가 얼마만한 규모로 참여할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사업자들도 이제는 변화한 옥외광고 환경을 절실히 깨닫고 있기에 예전처럼 불합리한 판매행태는 보이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광고주 입장에서 본다면, 광고비가 다소 높긴 해도 야립광고물의 희소성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거기에다가 예전처럼 주변 경관과 조화되지 않는 외형적인 뻘쭘함을 상당부분 극복할 것이고, 소비자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조형성 광고물 표현의 제한도 대단히 많이 완화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업계가 옥외광고의 효과를 수치로 입증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야립광고가 소비자의 눈길을 붙잡는 효과적인 광고임에는 틀림없으므로 이를 인정해주고 일정부분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이 바람이다.
옥외광고산업의 변혁 일궈야 할 시점
현재 우리나라의 옥외광고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버스광고와 지하철광고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매체들의 사용도가 단발성으로 가고 있다는 데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 광고에서 대기업의 지속적인 광고는 이제 찾아 볼 수가 없다.
그 상대적 현상으로서 버스와 지하철광고는 이제 중소기업 광고의 각축장이 되어가고 있다. 중소기업 광고의활성화가 한 편에서는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안정감 없는 광고주 유동성이라는 점에서는 늘 불안한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경우들을 보더라도 이제 옥외광고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지 않을 수 없는 형국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제 세계 옥외광고의 흐름은‘디지털 사이니지’로 그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전자신문 기사에서 보니, 독일 시장조사기관인 골드미디어에 따르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규모는 2007년 12억 유로이던 것이 2008년 18억, 2009년 22억, 2010년 25억, 2011년에는 29억, 2012년 32억 유로로 가파른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했다.
신문은 또 국내는 아직 초기단계로 대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와 현대아이티, 비티씨정보통신 등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란, 정보와 광고를 보여주는 전자적 디스플레이의 한 형태로서 하드웨어만을 강조한 DID와는달리 콘텐츠와 솔루션, 네트워크화 된 디스플레이 시스템의 화학적 융합을 통해 영상에 대한 소비자의 갈증과욕구를 채워주는 토털 솔루션이라고 정의한다.
디지털 사이니지의 시각적 표현물은 매우 다양하다. 얼마전 대우빌딩이 선을 보인‘미디어파사드’도 디지털 사이니지의 개념 안에 들어있는 시각전달물이다.
이제 모든 옥외광고는 디지털 사이니지라는 개념 아래 새로운 판도를 짜게 된다. 그것은 콘텐츠와 네트워크라는 강력한 무기가 제대로 작동될 때 그 진가가 발휘될 것이다. 2010년도 옥외광고 시장을 전망해 보건대, 결코밝지 못하다.
기금조성사업이 업계 활성화를 주도하리라고 기대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버스광고나 지하철광고가 다소 활기를 띠고는 있으나, 이는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안정성이 없다는 핸디캡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데 아주 어두운 터널을 지날 각오를 해야 한다.
차제에 업계는 세계의 옥외광고 흐름을 연구하고 분석하여 아픈 곳을 도려내서라도 새로운 디지털 사이니지의 세상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